野 다수 "한덕수는 안된다".. "정호영 철회땐 인준해야" 의견도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한동훈 법무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17일 임명하면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후보자 인준의 키를 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부정적 기류가 더욱 강경해지는 분위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이 어제 시정연설에서 의회주의를 강조했는데 하루 만에 마이웨이 인사를 강행하는 것이 의회주의인가”라고 했고, 민주당 온건파로 꼽히는 이상민 의원도 “(한 장관 임명은 한 후보자 인준에 대한) 야당의 부정적 기류에 불을 붙이는 격”이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한 총리 후보자 인준에 협조해야 지방선거에서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민주당은 한·김 장관 임명 이후 곧장 국민의힘 측과 만나 오는 20일 본회의를 열어 한 후보자 인준안 표결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민주당이 그간 한 후보자 인준안 표결을 미룬 것은 다른 장관 후보자들의 낙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었지만, 한·김 장관 임명 강행으로 더 기다릴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한 후보자 인준안 표결이 20일 이뤄질 경우 이는 윤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한 후보자를 총리 후보로 지명한 지 47일, 윤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지난 10일 ‘1호 결재’로 한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열흘 만이다.
한 후보자 인준안 가부는 과반 의석을 점한 민주당이 키를 쥐고 있다. 총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과반 출석, 과반 찬성’으로 통과돼야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민주당은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열고 총의를 모은다는 방침이다. 지도부가 어느 정도 방향을 정하지 않은 채 자유 토론을 진행하면 강경파 목소리에 끌려갈 가능성이 크다. 인사 관련 사안이지만 ‘당론 부결’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 오영환 선거대책위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의원총회를 통해 (가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한동훈 장관 임명 강행으로 우리 의원들을 포함한 국민들께서 이런 인사 참사를 납득할 수 있을지 판단해 달라”고 했다. 또 “마지막 강을 건넜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한동훈 장관 임명으로 총리 인준안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낙마를 연계할 가능성도 상당히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당내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호영 사퇴’ 카드를 들이밀 경우 더 격앙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제1의 타깃으로 삼았던 한동훈 장관이 임명된 마당에 다른 옵션으로 후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지도부보다 의원단의 분위기가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 후보자 인준 주장도 적지 않다. 한 당직 의원은 “여권이 흔드는 ‘발목 잡기’ 프레임에 갇힐 경우 타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지도부 내에서는 정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총리 인준안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한 후보자 임명이 완전히 물 건너 간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한 후보자나 다른 장관 후보자를 연계하는 것은 야합이라는 생각이 강하다”면서도 “윤 대통령은 여당이나 참모들의 우려를 받아들여 일단 여론을 지켜보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정 후보자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시한은 지난 9일이었고, 이후 언제든 임명을 강행할 수 있었지만 실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민주당이 지금 기류가 정해졌다기보다 며칠간 그룹별로 난상토론이 오갈 걸로 보인다”며 “거기에 따라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정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 지방선거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 역시 출범 일주일이 지났지만 총리 공백 상태인 점은 부담이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도 총리 권한대행인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총리 후보자 신분이기 때문에 18일 윤 대통령과 함께 내려가지 못해서 미리 참배를 하고 온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공개 정보 이용’ 신풍제약 2세, 서울남부지검 수사 착수
- 김동연 “대통령실·국회, 세종시로 이전해야”
- 시뻘건 용암 배경으로 스키… ‘폭발 위험’ 경고에도 관광객 몰리는 이곳
- 금값 비싼데... 1억 넘는 ‘황금 냄비’에 훠궈 먹은 中 여성 논란
- 연세대·서울대 이어 고려대서도 ‘尹 탄핵’ 반대 집회
- 가스공사, 미수금 덕분에 1조원대 흑자
- [단독] 서울대 출신 여의도 증권사 직원, 서부지법 난입으로 구속
- 이재명, 양대노총 찾아 “우클릭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돼”
- 관악구보건소 건물서 직원 투신 사망
- [오늘의 운세] 2월 23일 일요일 (음력 1월 26일 癸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