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이 가장 붐비는 맨해튼… 웬만한 식당은 예약도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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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 뉴욕시는 한 주(週)의 한가운데인 수요일이 유독 붐빈다. 평소 자주 다니는 시내 도로는 월요일보다 수요일에 10~20분씩 더 걸릴 정도로 차량이 많다. 이달 초 월가 직장인들과 점심 약속을 잡으려 했더니 “요즘 수요일엔 웬만한 식당 예약이 어렵다. 사무실 회의도 연달아 있어 바쁘다”며 “월·화·목·금요일 중 골라 보라”는 말이 나왔다.
18일부터 주말까지 열리는 한 대형 아트페어는 수요일 관람분 예약이 가장 먼저 동났다.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거의 어느 시간대든 고를 수 있었다. 심지어 맨해튼의 주요 교량 입구 등 상습 정체 구간에서 ‘애가 셋인데 배가 고파요’ 같은 팻말을 든 걸인이나, 주전부리를 파는 행상도 다른 날에 비해 수요일에 두 배쯤 더 많이 몰려나온다.
그냥 느낌인가 싶었는데, 통계로 확인됐다. 기업 보안관리 업체 캐슬시스템이 지난 3월 미 대도시 주요 사무실 출입 기록을 집계했더니, 직장인 46%가 수요일에 나와 출근 도장을 가장 많이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이 월요일로, 출근율이 35%였다. 통상 대도시에선 각종 유동 인구가 몰리고 주말 피로감이 겹치는 ‘월요병(病) 증후군’이 있다는 속설이 있는데, 지금은 뉴욕·보스턴·LA·휴스턴 등 대도시들이 수요일마다 몸살을 앓는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확대된 유연 근무가 있다고 분석했다. 팬데믹 2년간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근로자들이 주 5일 출근을 꺼리면서 기업들이 주 2~3일 정도만 대면 출근할 것을 권하고 있는데, ‘월화수’나 ‘화수목’ ‘수목금’ 등을 선택하면서 최대 공약수가 수요일이 됐다는 것이다. 기업의 중요 회의가 수요일에 몰리다 보니 회의실이 부족해졌고, 출장 인력이 머무는 뉴욕 시내 호텔 예약률도 수요일에 가장 높다고 한다.
직원 복지 차원에서 주 4일 근무제를 시도하는 일부 대기업에선 목요일부터 ‘주말 모드’로 돌입하는 이들이 생기면서 웬만한 업무를 수요일에 마감하려는 경향도 있다. 뉴욕포스트는 “뉴욕의 술집과 클럽도 요즘은 화요일부터 분위기가 달아올라 수요일이 절정”이라고 했다. 과거 주말의 해방감을 상징한 문구는 ‘TGIF(신께 감사하는 금요일)’였는데, 이게 ‘Thirsty Thursday(목마른 목요일)’로 바뀌더니 최근에는 ‘Wine Wednesday(와인 마시는 수요일)’ ‘Whisky Wednesday(위스키가 제격인 수요일)’ 등을 내세운 각종 문화·유흥 이벤트가 성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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