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임대주택, 타워팰리스처럼 짓겠다"
6·1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17일 본지 인터뷰에서 자신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고 했다. 송 후보는 “강남구 개포동의 구룡마을 15만평을 개발해 1만2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고, 오 후보는 “노원구 하계동에 기존 임대주택 700가구를 허물고 35층짜리 1500가구를 짓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17일 본지 인터뷰에서 “타워팰리스 같은 임대주택을 짓는 설계안까지 나와 있다”며 “말장난이 아니다. 서울 하계동에 기존 임대주택 700가구를 허물고 35층짜리 1500가구를 짓게 된다”고 했다. 수영장과 각종 부대시설이 들어간 고급형 임대 아파트를 지을 준비가 이미 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서울에 (임대주택) 27만가구가 있는데, 이 아파트들이 순차적으로 재건축 되면서 브랜드 아파트 수준으로 고급화될 것”이라며 “신혼부부와 청년들이 들어가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다음은 오 후보와 일문일답.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했다. 과거 오 후보의 대표 브랜드가 ‘용산 개발’이었는데 연동되는 게 있나.
“지금 구상하고 있다. 용산이 정치·경제·문화 중심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공원을 아우르는 큰 지하 원형도로, 원형로터리를 만들고 사통팔달 뻗어나가는 도로를 만들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면 이와 연결될 수 있다. 아직 공약이라고 하기엔 이르지만, 현재 검토하는 단계다.”
-강남 등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등이 이뤄지고 생각보다 부동산 규제 완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아니다. 재개발·재건축의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심의 절차와 속도다. (허가 절차를 통합한) ‘신속통합기획’으로 지금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고 있다. 지금 1년 했는데 인허가 물량도 2배가 늘었다. 작년에 시작했는데 재개발 재건축으로만 벌써 8만7000가구 공급이 가능해졌다.”
-민주당 송영길 후보는 41만호 공급을 공약했던데, 공급 목표가 있나.
“그런 목표치가 시민들에게 잘 전달이 안 되더라. 숫자 놀음일 뿐이다. 그분(송 후보) 논리는 세곡동 그린벨트 풀어서 5만가구 공급한다는데, 막상 시장 돼보면 어려울 것이다. 도시의 허파인 그린벨트를 막 허물자는 게 되겠나. 그린벨트 허물어서 집 짓자는 사람 믿어서는 안 된다. 재개발·재건축으로도 충분하다. "
-금융허브를 공약했던데, 이명박 전 시장 시절부터 추진했지만 제대로 안 됐다. 오히려 있던 금융기관도 떠나갔다.
“선거 때마다 금융기관들을 지방으로 이전시켰다. 균형발전이란 명분 아래 부산에서 전주까지 (금융기관들이) 분산돼 갔다.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국가적 자해 행위다. 도쿄·선전·상하이·싱가포르 등과 경쟁해야 하는데 서울의 경쟁력을 허물고 있다.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내려보내는 게 현실화하면 그 자리에 핀테크 업체 등을 넣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부동산이 이슈인데 1호 공약으로 안심소득 등 복지 공약을 내세웠다. 이유는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되면서 앞으로는 복지가 부동산만큼 중요해질 것이다. 일자리가 줄어들고 로봇 AI(인공지능)로 대체되는 노동시장의 대변화 속에서 희생되는 분들을 보듬어야 한다. 그래서 이번 1호 공약이 ‘안심소득(생계)’ ‘고품질 임대주택(주거)’ ‘서울런(교육)’ ‘공공의료 확대’ 등 취약계층 보호 4종 세트다. 실질적 계층 이동 사다리 희망을 주겠다.”
-과거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등을 하면서 복지 확대에 반대하는 것 같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내 정치 철학이 ‘약자와의 동행’이다. 15년 전에 처음 시장에 취임했을 때 ‘그물망 복지’를 내걸고 엄청나게 강연을 다녔다. 그런 하후상박(下厚上薄)형 복지 구상을 일거에 무너뜨린 게 ‘무상급식’이었다. 그래서 필요 이상으로 저항을 심하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오세훈은 이상주의자였지만, 지금은 현실과 싸우지 않는다. 그래서 청년들에게 월세와 대중교통비를 지원해주는 현금성 지원 정책을 과감히 수용했다. 비전만 추구하면 정치인으로 생존이 불가능하다.”
-선거 슬로건이 ‘준비된 미래’다. 대선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지금 4선에 도전하지만, 실제로 서울시장을 한 기간은 6년밖에 안 된다. 그 때문에 사실상 2.5선 도전이다. 서울시장 5선도 생각한다. 빈말이 아니다. 서울시장 자리가 대통령보다 결코 가볍지 않다.”
-당내 선거에서 보수 색채가 강한 당심(黨心)을 얻은 후보들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오세훈은 보수 색채가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정당은 집권을 목표로 한다. 과거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실정에 실망했던 시기로, 이에 응전할 사람을 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집권했으니) 달라지지 않겠나. 누가 도움이 되는지 당원들이 깨닫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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