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대출로 갈아타세요" 자영업 뜯어먹는 사기 기승
경기 수원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모(56)씨는 지난달 초, 거리 두기가 풀린다는 소식에 대출을 받아 가게 리모델링을 하려다 사기를 당했다. 휴대전화에 들어온 ‘저금리 대출’ 문자를 받고 전화를 건 게 화근이었다. A 은행 직원이라며 전화를 받은 사람은 “기존 대출을 갈아타면 2.3%에 최대 7000만원까지 대출이 된다”며 “기존 대출을 먼저 정리하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도 하나 깔라며 설치 프로그램도 보내줬다. 하지만 이 앱은 실제 은행에 전화를 하더라도 사기꾼에게 연결되게 만드는 장치였다. 최씨는 기존 대출 4000만원을 갚겠다며 은행에 전화를 하고 돈을 보냈다. 하지만 가짜 앱 탓에 전화를 받은 것은 사기꾼의 일당이었다. 최씨는 “코로나가 끝나 다시 장사를 제대로 해보겠다는 생각에 빠져 의심할 겨를이 없었다”고 했다.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된 지 한 달, 코로나 불황을 겪은 뒤 손님맞이 준비를 하며 가게를 홍보하거나 인테리어를 바꾸려는 자영업자들을 노린 사기 행위가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다. 네이버 같은 포털 등에서 검색이 잘되게 해주겠다며 자영업자들을 꾀는 업체도 늘었다.
울산 남구에서 지난달 5일 피자 가게를 연 박모(34)씨에 따르면, 그는 가게를 연 지 15일 만에 광고 사기를 당했다. 스스로를 광고 대행사 관계자라고 하는 사람이 박씨에게 접근해 “이제 외식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질 텐데 인터넷 광고는 꼭 해야 한다”면서 “네이버에 ‘남구 피자 맛집’이라고 검색하면 가장 위에 나오도록 해주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230만원을 주고 계약을 맺었다. 3일 뒤 네이버에 ‘남구 피자 맛집’이라고 검색하자 화면 제일 위에 올라왔지만, 그건 딱 하루뿐이었다. 며칠 뒤 환불을 해달라고 따졌지만 “광고가 이미 진행돼 환불은 안 된다”는 답만 돌아왔다. 마음이 다급한 자영업자들에게 계약 조건을 구체적으로 말해주지 않고 계약을 맺은 후, “조건을 제대로 보지 그랬냐”며 적반하장식으로 나오는 수법이다.
전광판 사기도 잇따른다. LED 전광판은 가게 이름이나 재밌는 글귀들이 반짝이거나 움직여 손님의 관심을 끄는 간판이다. 지난달 2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보습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원모(52)씨에게 전광판 업체 직원이라는 사람이 찾아왔다. 그는 “무료로 LED 전광판을 설치해 주겠다”고 했다. 원씨가 3년간 180만원을 할부로 내고 LED 전광판을 사는 대신, 전광판에 자기 회사 이름이 나오게 해주기만 하면 할부금을 전액 내준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지난달 8일 전광판 구매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그 이후 이 사람과 연락이 끊겼다. 나중에 알아보니 전광판을 사게 한 후 본인은 수수료를 챙겨 잠적하는 수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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