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과학기술 롱테일의 필연성과 딜레마

김현우 KIST 융합연구정책센터 소장 2022. 5. 18.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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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KIST 융합연구정책센터 소장1

코로나 롱테일이 시작됐다.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면서 급속히 확산해 지난 3월 하루 60만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 이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백신접종률과 코로나 완치자 비율이 상승함에 따라 확진자는 2만~4만명대로 줄었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수십 명으로 줄지는 않고 일정수준의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롱테일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대유행 기간에 여러 차례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로 분류됐지만 음성으로 판명받았다. 경계심이 흐릿해질 무렵 목이 불편하더니 체온이 38도를 넘었다. 붉은색 두 줄이 선명했다. 코로나 롱테일에 직접 올라탔다.

롱테일 개념은 IT전문지 '와이어드'(Wired) 편집장을 지낸 크리스 앤더슨이 처음 사용했다. 주목받지 못하는 다수 제품의 매출이 모이고 모여 핵심적인 소수 제품보다 더 많은 매출을 창출하는 현상이다.

롱테일은 과거 경영에서 금과옥조처럼 여긴 '파레토법칙'과 배치한다. 제한된 공간에 제품을 보관해야 했던 판매자는 재고비용과 기회비용간 최적점을 찾아야만 했다. 상위 20% 상품이 전체 매출의 80%를 발생시킨다는 파레토법칙은 유용했다. 하지만 전자상거래에서는 비주력 상품을 무한히 늘릴 수 있으니 매출규모도 주력상품을 능가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인터넷서점 아마존닷컴이다. 아마존닷컴은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랭킹 13만위 이하 책에서 올린다.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50만종을 보유했지만 아마존닷컴은 3280만종을 판매한다. 세계적 OTT 넷플릭스도 롱테일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오징어게임'처럼 대박 콘텐츠도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에서 송출하는 콘텐츠의 80% 이상을 시스템이 추천하는 개인화한 콘텐츠로 채운다. 여러 경로로 발을 들여놓은 고객을 붙잡는 힘은 다양한 개인화 콘텐츠다.

롱테일은 판매자의 매출뿐만 아니라 소비자만족도 또한 높인다. 과거 소비자는 원하는 제품이 주력상품이 아닐 경우 해당 제품류 상점이 집결한 지역을 직접 방문해 여러 점포를 직접 방문하는 수고를 해야 했다. 그러기 어려운 소비자는 꿩 대신 닭을 수용하는 포용력을 키워야만 했다. 롱테일은 소비자의 욕구와 정확히 일치하는 제품의 제공을 넘어 잠재된 구체적으로 표현조차 어려웠던 욕구를 찾아내 행복을 높이는 가치를 제공한다.

과학기술에서 롱테일은 필연적이다. 지식의 프런티어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고 세렌디피티(우연한 발견) 등을 통해 파괴적 혁신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향식 기초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 하지만 격화하는 미중 기술패권경쟁은 기술 자국중심주의를 강화한다. 세계 경제의 번영을 가져온 글로벌 공급망마저 훼손하고 국가 주권까지 위협한다. 미국, 중국, 일본 등 경쟁국이 연구·개발에 한국보다 2배에서 6배 이상 투자하는 상황에서 과학기술 롱테일에 눈을 돌릴 여유가 있을까. 롱테일은 큰 딜레마를 안긴다.

익숙한 선택과 집중전략만으로 이 딜레마를 해소하기는 어렵다. 과학기술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고차원적인 분석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먼저 현재 당면한 문제와 필요한 기술에 도전하는 것인지, 아니면 미래인지 분석해야 한다. 다음은 개인, 기업이 관련된 경제적 영역과 사회, 국가, 인류로 확장되는 공공영역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해당 연구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와 가치의 중요성과 확률을 검토해야 한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기업, 대학, 공공연구기관이 주로 어떤 영역을 맡을지 논의해야 한다. 제한된 재원으로 먼저 수행할 연구를 결정해야 한다. 여러 인자가 있을 때 실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 직교배열표가 있다. 과학기술 롱테일과 선택과 집중전략이 공존할 수 있는 연구·개발 직교배열표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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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KIST 융합연구정책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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