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위기'라더니 자만했나..다 잡은 승리 날린 SSG의 마운드 운영

안형준 입력 2022. 5. 17.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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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뉴스엔 글 안형준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1위팀을 이끄는 감독의 자만이었을까. SSG가 손쉽게 얻을 것 같았던 승리를 놓쳤다.

SSG 랜더스는 5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 SSG는 4회까지 7-1로 리드했지만 연장 12회 9-9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반 노바를 선발로 내세운 SSG는 이날 손쉽게 승리를 가져가는 듯했다. 두산 선발 이영하가 경기 시작부터 극도의 난조를 보였고 SSG는 1,2회에만 8점을 얻었다. 이영하가 사사구를 7개나 허용하며 자멸한 것을 놓치지 않았고 타선이 대량 득점을 올렸다.

노바가 5회까지 2점을 허용했지만 SSG는 8-2로 크게 리드한 상황에서 클리닝 타임을 맞이했다. 두산도 일찌감치 주전 포수 박세혁을 교체하며 '효율적으로 질 준비'를 하는 듯했다.

하지만 경기 중반부터 상황이 요동쳤다. 5회까지 호투한 노바가 6회 난조를 보였고 두산은 6회말 3점을 추격했다. SSG의 리드는 3점으로 줄어들었고 '필승조'의 가동이 필요한 상황이 찾아왔다.

SSG는 이날 경기에 앞서 마무리 투수 김택형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오른팔 전완근 부상 때문이었다. 추가 검진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고 장기 결장에 대한 대비도 필요했다. 김원형 감독은 좌완 김태훈을 1군으로 콜업해 김택형의 빈자리를 채웠다.

'왕년의 필승조'였던 김태훈을 콜업한 김원형 감독은 3년째 부진 중인 김태훈에게 당장 중책을 맡길 생각은 없었다. 우선은 편한 상황에 기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원형 감독은 "김택형이 빠졌지만 이기는 상황을 지킬 투수들은 있다"며 그래도 필승조는 여전히 탄탄하다고 힘줘 말했다. 김택형의 정확한 검진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하겠다고도 언급했다.

하지만 김원형 감독의 자신감은 첫 경기부터 무너졌다. SSG는 이날 결국 7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선발 노바의 갑작스러운 난조도 아쉬웠지만 뒤이어 나온 투수들이 연달아 무너졌다.

노바의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등판한 고효준은 0.2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내주며 승계주자 전원의 득점을 허용했다. 동점을 허용한 8회에는 한두솔과 윤태현이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지 못하고 2점씩 허용하며 동점을 내줬다. 한두솔은 안타와 볼넷을 내주고 물러났고 윤태현은 안타 2개를 내주고 보크까지 범했다.

한두솔과 윤태현이 만든 위기를 막아내기 위해 결국 '어려운 상황'에서 복귀 첫 등판을 가진 김태훈은 자책점은 없었지만 사사구 2개를 내주며 위기를 완전히 수습하지 못한 채 강판됐다. 7점차 리드가 1점차까지 좁혀진 만루 상황이 돼서야 '진짜 필승조'인 서진용이 등판했고 서진용은 첫 타자인 김재호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공 3개만에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김원형 감독이 4점차 8회말에 기용한 한두솔과 윤태현은 1군 경험이 일천한 선수들이었다. 윤태현은 올해 입단해 지난 13일 1군 데뷔전을 치른 선수였고 KT 육성선수 출신 한두솔 역시 지난 12일 1군 데뷔전을 갖고 1군에서 겨우 2이닝을 소화한 투수였다. 초반 8-1로 넉넉했던 리드가 점차 좁혀지는 상황이었던 만큼 강한 투수를 투입해 상대의 추격 흐름을 확실하게 끊어야 했지만 김원형 감독은 신인들을 연달아 투입하며 결국 동점 상황을 초래했다.

가장 위험한 상황에 가장 강한 투수인 서진용을 바로 투입했다면, 8회에 신인이 아닌 3년차 경험이 있는 최민준을 먼저 투입했다면 승패는 충분히 달라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김원형 감독의 용병술은 실패했고 결과적으로 '김택형이 없어도 승리를 지킬 투수들은 있다'는 말은 허언이 됐다.

1,2회 8득점을 몰아친 뒤 사실상 득점력이 식어버린 타선은 두산의 불펜 공세를 이겨내지 못했고 연장 승부에서도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안일했던 마운드 운영이 손쉽게 잡을 수 있는 승리를 무산시킨 것이다.

김원형 감독은 지난주 2승 4패를 기록한 뒤 '올시즌 최대 위기'라고 밝혔다. 침체된 흐름을 끊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놓친 SSG는 위기를 계속 이어가게 됐다.(사진=보크를 범한 윤태현)

뉴스엔 안형준 markaj@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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