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눈] 청문회 불감증과 새정부 과제
개인은 불명예.. 새정부엔 리스크
청문회, 검증 아닌 통과의례 전락
'반사효과' 한번뿐.. 두번은 안 돼
국무위원으로 인사청문회 대상이 확대된 것은 노무현정부 때다. 헌정 사상 국무위원에 대한 첫 인사청문회는 2006년 2월 6일 열렸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다. 그다음 날인 7일에는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국회의사당 401호에서 열렸는데, 당시 보도를 보면 방송용 조명등만 8대에 30대 가까운 방송카메라가 설치됐다. 청문회 장소에는 30명이 넘는 사진기자들이 몰렸고, 장내 10여석밖에 없는 기자석을 잡지 못한 200여명의 기자가 국회 방송을 통해 청문회를 지켜봤다고 한다. 첫 국무위원 청문회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방증하고 있다.
6조 3항을 보면 국회가 국무위원 등에 대해서 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한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 범위에서 시간을 정해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고, 이 기간을 넘기게 되면 임명이 가능하다. 이처럼 대통령이 국회 동의를 받지 못했다고 해서 장관을 임명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권 차원에서는 큰 정치적 리스크를 떠안게 되는 것은 분명하다. 민의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선택하지 않았다는 상징성 때문이다. 특히 장관 개인으로 봤을 때도 국회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낙인’이 찍힌다. 취임 후 권위가 제대로 설 리 만무하고 이는 곧 부처 장악력과도 직결된다. 더구나 내부 인사가 아닌 부처 외부인사라면 더욱 그렇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2일 박진 외교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첫 장관 인사다. 이어 13일에도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임명했다. 야당 반대가 극심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임명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정부 출범 벽두부터 야당 반대 인사를 임명한 것은 리스크가 분명하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문재인정부에서 밀어붙인 34명의 ‘야당패싱’ 장관 탓도 크다. 거기다 지난 5년 지키지도 못할 7대 인사기준을 내놓으면서 청문회는 일종의 ‘통과의례’로 전락했다. 제도의 취지와 정치적 의미에 국민들이 점점 둔감해진 것이다.
초등학생들이 주로 하는 장난 가운데 ‘반사게임’이라는 놀이가 있다. 자기를 놀리거나 핍박하는 친구를 향해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어 ‘반사’라고 외치면 된다. 자신으로 향했던 온갖 짓궂은 말과 행동을 온전히 상대방에게 되돌려 주는 셈이다. 네이버 검색창에 ‘반사게임’을 검색하면 초등학생들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반사게임 이기는 방법을 문의하는 글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반사게임은 두 번 하면 시들해진다. 초등학생이라도 하는 쪽도 당하는 쪽도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채기 때문이다. 새 정부도 한 번은 반사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두 번은 곤란하다. 청문회의 정상화. 윤석열정부의 또 다른 과제다.
이우승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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