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민우 잘 데려왔네

대전 | 김하진 기자 2022. 5. 17.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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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달 KIA서 옮긴 후 줄곧 불펜
외국인 투수들 부상에 첫 선발로
삼성전 5이닝 1실점…승리 견인

한화 오른손 투수 이민우가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선발투수들의 부진에 허덕이며 하위권으로 떨어진 프로야구 한화에 ‘난세의 이적생 영웅’이 나타났다. 주인공은 KIA에서 못다 핀 꿈을 안고 온 이적생 이민우(29)다.

이민우는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팀의 4-3 승리 발판을 놓는 호투를 했다. 5이닝 4안타 2삼진 1실점으로 잘 던져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기록했다. 한화는 삼성의 5연승을 저지하며 지난 15일 대전 롯데전에 이어 2연승을 올렸다.

한화는 트레이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민우는 지난달 23일 우완 유망주 김도현의 트레이드 카드로 KIA에서 한화로 팀을 옮겼고, 팀이 필요할 때 처음으로 선발로 나서 호투했다. 이민우는 KIA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선발투수로서 준비를 했던 선발 자원이다. 하지만 개막 후에는 자리를 꿰차지 못했고 한화 이적 후에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판단하에 줄곧 불펜에서만 던져왔다. 중간계투로 쏠쏠한 역할을 해오다 팀 사정으로 이날 선발 기회를 잡았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닉 킹험과 라이언 카펜터가 지난달 중순 이후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 있는 상태다. 국내 투수진으로 빈자리를 메워보고 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민우는 2020년에는 한 시즌 최다승인 6승(10패)을 올린 적도 있다. 지난해에도 16경기 중 3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선발로 뛰었다. 하지만 선발 통산 기록은 45경기 9승25패 평균자책 7.46으로 썩 좋지 않았다. 스스로도 선발보다는 불펜으로 마음이 움직이던 중이었다.

그러나 팀 사정 때문에 처음 선발로 나선 이날은 달랐다. 5이닝 동안 72개의 투구수를 소화했다. 최고 시속 148㎞의 직구와 변화구 커터, 커브, 포크볼을 적재적소에 사용했다. 타선에서는 4회 하주석이 2점 홈런으로 힘까지 실어줬다. 2-1의 상황에서 마운드를 불펜에게 넘겨줬고 팀은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경기를 마쳤다.

이민우는 “처음에는 불펜에 잘 적응하고 있어서 선발 통보를 받고 조금 당황했다. 그래도 선발 욕심도 있어서 잘하고 싶었다”며 “5이닝만 채우자는 생각이었는데 계획대로 잘 들어갔다. 팀이 연승을 해서 기쁘다”고 밝혔다. 수베로 감독은 “이민우가 이적 후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는데 선발로 나와서도 훌륭한 피칭을 보여줬다”며 칭찬했다.

사직에서는 KIA가 롯데를 4-3으로 꺾었다. 2-3으로 뒤지던 9회초 롯데 마무리 최준용을 상대로 소크라테스의 시즌 4호 솔로홈런에 이어 류지혁이 1사 1·2루에서 결승타를 쳤다. KIA 마무리 정해영은 9회를 막아 시즌 10세이브째를 올렸다.

수원에서는 4연패에 빠져 있던 KT가 상승세의 LG를 상대로 극적인 3-2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0-2로 뒤지던 8회말 홈런 선두 박병호가 셋업맨 정우영을 상대로 시즌 13호포인 동점 2점 홈런을 때린 뒤 9회말에는 1사 1루에서 조용호가 우익선상 2루타로 끝내기 결승점을 뽑았다. 창원에서는 키움이 박준태의 만루홈런 등 6회에만 대거 6득점에 성공하며 NC를 11-4로 누르고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대전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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