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호의 동점 홈런+용호의 끝내기 2루타..KT, 최강 LG 불펜을 잡았다[스경x현장]
[스포츠경향]
KT가 극적인 끝내기로 연패를 벗어났다.
KT는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전에서 0-2로 뒤지던 8회말 2사 3루 박병호의 우월 2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뒤 9회말에는 1사 1루에서 조용호의 끝내기 우월 2루타가 터지면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올시즌 LG를 처음 만났던 4월 19~21일 잠실 3연전에서 싹쓸이 3연승을 거뒀던 KT는 4연패로 처져있던 이번에도 LG를 다시 만나 역전승을 거두며 극적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양 팀 외국인 선발의 투수전 속에 LG가 승기를 잡았다. KT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7이닝 8안타 4삼진 2실점으로 역투를 펼쳤고 LG 선발 케이시 켈리는 6이닝을 4안타 6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승리 투수 요건은 켈리가 가져갔다. 3회말과 5회말 모두 KT 1·2번 타자 조용호와 김민혁을 출루시켜 2사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3번 황재균을 외야 플라이와 삼진으로 각각 잡아 이닝을 끝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LG 타자들도 데스파이네의 힘 있는 공에 밀렸다. 그러나 딱 한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3번 김현수가 3회초 2사후 풀카운트에서 6구째 컷패스트볼을 당겨 우월 솔로홈런을 쳤다. 5회초에는 선두타자 유강남이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서건창의 내야 땅볼로 2루를 밟고, 홍창기의 중전안타로 3루까지 차근차근 간 뒤 2번 박해민의 희생플라이에 홈을 밟았다.
LG가 2-0으로 앞선 상태에서 양 팀은 불펜 대결로 돌입했다. 그리고 승부가 엇갈렸다.
7회를 이정용이 잘 막은 뒤 8회 1사 2루에서 셋업맨 정우영이 등판했다. 개막 이후 17경기에서 홈런은 단 1개밖에 맞지 않으며 1실점만 내주고 있던 정우영이 홈런으로 실점을 했다.
KT 선두타자 조용호가 찬스를 뚫었다. 켈리를 상대로도 앞서 세 타석에서 2안타를 치며 이날 KT 타자 중 가장 좋은 감각을 보이던 조용호는 LG 세번째 투수 김대유의 투구에 오른쪽 옆구리를 맞았다. 쓰러져 고통스러워했지만 다시 일어서 1루를 밟은 조용호는 2번 김민혁의 내야 땅볼로 2루를 밟았다.
LG가 정우영을 투입했다. 3번 황재균을 내야 땅볼로 잡아 2사 3루를 만든 정우영 앞에 KT 4번 타자 박병호가 섰다.
박병호는 정우영의 초구에 헛스윙을 한 뒤 2구째 파울, 그리고 3구째에 방망이를 돌렸다. 계속 투심으로 승부한 정우영의 3구째가 바깥쪽으로 깔리자 그대로 밀어쳐 오른쪽 펜스 뒤로 넘겼다. 단숨에 2-2 동점,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KT는 9회초 마무리 김재윤을 투입했다. LG 6~8번 타순을 삼자범퇴로 깔끔히 막은 김재윤의 호투는 KT로 기운을 가져갔다.
셋업맨 정우영이 무너진 LG는 9회말 김진성을 투입했다. 그러나 KT 8번 배정대가 좌익수 앞에 이날의 첫 안타를 떨어뜨렸다. 9번 권동진이 초구에 번트를 시도, 포수에게 잡혀 실패로 돌아가고 1루주자 배정대는 겨우 세이프, 병살을 면했다. 그 직후 승부가 났다. 조용호가 초구 볼을 고른 뒤 2구째 받아친 타구가 우익선상으로 멀리 뻗어나갔다. 1루주자 배정대가 홈까지 들어오기에 충분한 2루타로 승부가 끝났다.
경기를 끝내버린 조용호는 “생애 첫 끝내기 안타를 쳤다. 직구를 노리고 들어갔다. 연습 때도 그 코스로 못 쳐봤는데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동점 홈런으로 승리의 발판을 놓은 박병호도 “최근 정우영의 직구 비율이 높았고 초구도 너무 좋았다. 그래서 빠르게 타이밍을 잡을 수밖에 없었는데 홈런이 됐다”며 “팀이 연패 중이었고 조금 침체된 상황이었는데 홈런 한 방으로 분위기 가져올 수 있었다. 끝내기 승리로 연결돼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선수들의 연패 탈출 의지가 강했던 경기다. 선발 데스파이네가 위기 극복을 하며 제 몫을 다했다. 마무리 김재윤도 잘 막았다”며 “박병호가 공·수에서 맹활약 하며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다. 조용호의 최근 좋은 타격감을 칭찬하고 싶다. 주중 첫 경기를 끝내기로 승리했으니 다음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수원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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