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분담금 너무 많아서"라더니..옥시 천 억 감면도 거절
[앵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이야깁니다.
가족의 건강을 지키려 넣은 투명한 액체는 도리어 가족의 목숨을 빼앗았죠.
11년 간 7천 명 넘게 피해를 신고했고, 최근엔 조정위원회까지 구성됐지만 해결된 건 거의 없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를 가장 많이 판 '옥시'가 끝내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급기야 조정위원회는 옥시의 분담금을 대폭 낮춰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옥시는 이마저도 거부한 것으로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먼저 김수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옥시가 '최종 조정안'을 공식 거부한 건 지난 3월 31일입니다.
KBS가 입수한 옥시의 입장문입니다.
조정위의 최종조정안을 거부한 이유 중 하나로 업체 간 분담 비율을 들었습니다.
옥시는 특별법에 명시된 기준에 따라 조정 금액의 54%를 내야 하는데, 이 비율이 매우 부당하다고 했습니다.
또, 원료 공급 업체도 적절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도 합니다.
이 같은 요구에 지난달 19일, 김이수 조정위원장과 박동석 옥시 한국 대표가 직접 만났습니다.
조정위는 이 자리에서 옥시의 분담 비율을 법적 기준보다 11%p 낮은 43%까지 내려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습니다.
액수로는 최대 천억 원 정도입니다.
조정위는 옥시 분담금을 깎아주는 대신 줄어든 금액을 예비비로 충당하려 했습니다.
지원 규모를 줄이지 않으면서도 나머지 기업들의 반발을 해소하기 위한 나름의 고육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옥시는 이 제안도 거부했고, 일주일 뒤 결국, 조정위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옥시는 그러면서 공식 석상에서는 높은 분담 비율 등을 계속 문제 삼았습니다.
[박동석/옥시레킷벤키저 한국 대표/지난 2일 : "전면적인 재검토 의사가 있으시다고 하면 저희 회사는 조정위 연장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습니다."]
조정위 관계자는 "옥시가 분담 비율을 낮춰주니 다른 조건들을 제시해 애초 지원 계획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고도 밝혔습니다.
[송기진/'가습기살균제 합의를 위한 피해자 단체' 실무 대표 : "피해를 가장 많이 끼치고 가장 물건을 많이 팔았던 사람들이 문제 해결을 안 하려고 하는 의도가 뭘까 결국은 의지가 없는 거랑 똑같은 거잖아요."]
옥시는 조정위원장의 파격적인 분담금 감면 제안을 받고도 왜 거부했냐는 KBS의 질의에, 원료 공급업체도 적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아 거절했으며, 향후에도 자신들의 요구를 변경하거나 양보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촬영기자:김종우/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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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kbsks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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