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아닌 카페트로..잔디 살아난 목동종합운동장

황민국 기자 2022. 5. 17.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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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카페트 같은 잔디로 살아난 목동종합운동장 | 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 이랜드FC와 김포FC가 맞붙은 17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선 잔디가 주인공이었다. 불과 두 달 전 같은 장소에선 선수들의 가벼운 몸놀림에도 잔디가 뿌리채 뽑혀나가는 촌극이 벌어졌던 터. 이 문제로 홈경기를 모두 원정으로 돌리며 긴급보수에 나섰던 잔디가 얼마나 바뀌었을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다행히 첫 인상은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밝은 조명 아래 짙어진 녹빛을 뽐내는 그라운드는 논란이 일어났던 장소로 보기 힘들었다.

양 팀 선수들은 최근 논란을 의식한 듯 경기 전 가볍게 몸을 풀 때부터 잔디를 유심히 살펴봤다. 격렬한 움직임이나 슈팅, 태클과 같은 일상적인 플레이 모두 문제가 없었다.

잔디 곳곳이 패인 지난 3월 목동종합운동장. 프로축구연맹 제공


김포FC 고정운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그 때보다 괜찮아졌다”면서 “물을 많이 뿌리면 조금 파일 수는 있겠지만, 경기에는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목동종합운동장의 잔디가 살아난 것은 잔디 전문가들이 힘을 합쳤기에 가능했다.

먼저 서울시가 움직였다. 잠실주경기장의 잔디를 책임지는 베테랑 인력들이 파견돼 경기장 잔디를 살리는데 힘을 기울였고, 국내에선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잔디 구장을 도입한 서울월드컵경기장 관계자들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프로축구연맹도 잔디환경연구소에 매주 잔디 표본을 보내면서 진단과 해법을 한꺼번에 내놓았다. 홈팀 서울 이랜드FC도 구단 클럽하우스의 그라운드 관리 인력을 경기장으로 보냈으니 잔디 살리기에 사활을 걸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서 잔디가 손쉽게 뿌리를 내리는 4월을 무사히 넘긴 것도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서울 이랜드FC가 원정 6연전이라는 어려움을 견뎌낸 사이 잔디가 뿌리를 내렸다. 지난 12일 확인한 목동종합운동장 잔디는 뿌리 내림이 7㎝에 달할 뿐만 아니라 뿌리끼리 뭉쳤다. 가장 이상적이라는 10㎝까지는 아니라도 경기를 치르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서울 이랜드FC 관계자는 “오늘 같은 상태만 유지된다면 잔디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반겼다.

다만 목동종합운동장의 잔디가 최종적으로 합격점을 받아내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서울 이랜드FC는 5월 28일과 6월 4일, 8일, 12일까지 홈 4연전을 치르는 데, 이 기간에 잔디가 얼마나 이날 같은 모습을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 또 한지형 잔디가 어려움을 겪는 여름나기를 넘지 못하면 다시 한 번 같은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 K리그는 매년 이 시기에 잔디 살리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서울 이랜드FC는 까데나시와 김인성의 페널티킥(PK) 연속골 그리고 김선민의 쐐기골을 묶어 10명이 뛴 김포FC를 3-1로 대파했다. 이날 승리로 서울 이랜드FC(4승5무4패)는 승점 17점을 확보해 6위로 올라섰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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