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승리의 물벼락'에 웃은 이병근 감독, "자꾸 왜 그래, 양복도 없는데"

김유미 기자 2022. 5. 1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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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수원)

수원 삼성이 또 한 번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홈 3연승을 챙긴 수원은 5월 리그 3승 1패를 달리며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이병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17일 저녁 7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김천과 하나원큐 K리그1 2022 13라운드 홈경기에서 승리했다. 전반 29분에 터진 이기제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수원은 후반 24분에 나온 전진우의 추가골로 앞섰고,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실점에도 불구하고 2-1로 승리했다.

홈 3연승을 거둔 이 감독은 "고생한 선수들, 정말 2-1까지 따라와서 좀 쫓겼는데 집중력을 발휘해줬으면 좋았을 것 같아 조금 아쉽다. 이기려고 하는 마음을 발휘하려고 노력했던 것은 칭찬하고 싶다"라며 경기를 되돌아봤다.

이어 "새로운 선수들, 김태환 선수나 강현묵처럼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그런 선수들이 굉장히 우리 팀에 많은 도움을 주지 않았나 싶다. 조금 더 높은 위치, 좋은 팀으로 가기 위해서는 한 포지션에서 서로 경쟁을 해서 팀이 건강하게 다시 태어나야 하는 생각이다. 젊은 친구들이 경기장에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100%, 120%를 했다. 그런 선수들이 자꾸 나타났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 우리 팀이 조금 더 단단하고 발전하는 팀이 되었으면 좋겠다. 홈에서 당연히 이겨야 하고, 약속을 선수들이 지켜줬다"라고 팀 내 경쟁 체제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수원의 다음 상대는 제주 유나이티드다. 이 감독은 "바로 제주 원정이 있는데, 아직 원정에서 수원이 승리가 없다고 들었다. 그걸 깨기 위해서 선수들과 함께 준비를 잘 해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김천전은 이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두 골 이상이 터진 경기였다. 공격력 상승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 아직 이 감독의 눈에는 부족함이 많은 듯했다. 공격수들이 골을 터트리지 못하고 있어서다.

"스트라이커가 골이 조금 나왔으면 하는데 아직 포워드 쪽에서 득점이 안 나와서 조금 아쉽다. 그러나 미드필더진, 진우나 사리치 같은 선수들이 골이 나온 것은 칭찬을 해주고 싶다. 박스 안에서 과감하게 침투를 해서 볼을 받아 넣으려고 하는 적극성이 아직도 조금 부족한 게 사실이다. 포워드가 골이 안 나왔기 때문에 조금 더 적극성을 띠라고 했다. 반대 윙 포워드들은 적극적으로 박스 안으로 침투해서 크로스에 대한 대비, 상대 뒤 공간을 침투하는 걸 적극적으로 해 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감독은 45분가량 출장을 예고했던 전진우에게 2경기 연속 풀타임 기회를 줬다. 이에 대해서는 "순간, 순간 축구가 급박하게 돌아간다. 원래 계획은 진우를 45분에서 60분 정도만 뛰게 해주면 잘해줄 거라 생각했다. 그 동안 쏟을 수 있는 모든 걸 쏟으라고 이야기했고 계획도 하고 있었다. 오현규 선수가 종아리 쪽 근육, 체력적으로 문제가 왔다고 신호를 줘서 염기훈 선수를 거기에 배치했다. 그래서 조금 더 오랫동안 진우에게 기회를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진우가 정말로 정신력, 투혼을 발휘해서 끝까지 뛰려고 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그런 모습이 우리 선수들을 깨우지 않을까 생각한다. 진우가 홈에서 두 경기 연속 골을 넣어서 굉장히 기쁘면서도, 한 단계 더 성장하고 팀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자회견에 등장한 이 감독의 머리와 옷은 물로 잔뜩 젖어 있었다. 수원 선수들은 경기를 승리로 마치면 서로에게 물과 음료수를 뿌리는 축하 의식을 진행하고는 한다. 요즘 선수들의 타깃은 이 감독이다.

그는 "(수원에서) 처음으로 이런 걸 해봤다. 진우나 골을 넣은 선수, 아니면 명석이가 페널티킥을 내줘서 그런 선수들에게 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 나에게 물을 자꾸 뿌린다. 양복도 없는데 걱정이다(웃음). 그렇지만 물을 맞고 기분 좋게 우리 선수들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이런 계기로, 또 이런 모습으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내가 가까워지고 팀이 단단해지는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한다. 기분은 좋다"라고 웃었다.

베테랑 염기훈의 경기력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 감독은 "아직까지 많이 부족하다. 기훈이에게는 경기장에 들어가면 솔직히 많이 싫은 소리를 한다. 내가 100%를 생각했을 때 기훈이가 항상 조금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인다. 볼을 빼앗길 때에 화도 많이 내고 염기훈이라는 이름을 많이 부른다"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경기) 끝나고 나면 기훈이도 여기에서 끝이라는 걸 알고, 그런 마음이 잘 통하기 때문에 경기장 안에서는 어린 선수들에게 욕이나 싫은 소리도 하지만, 기훈이도 똑같은 선수다. 100% 몸이 올라올 수 있도록 돕고, 싫은 소리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 자극도 받고 정신력을 깨워줄 수 있다. 기훈이에게는 나이도 있고 고참이고 유명한 선수이지만, 경기장 안에서는 똑같은 우리 선수라 생각한다. 싫은 소리도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알아서 잘 이해해줄 것"이라면서, 감독으로서 염기훈의 실력을 더 끌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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