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장외 선구안 적중? 3686억 계약 패싱하더니, 폭탄 제대로 넘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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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가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 레이스에서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투‧타의 핵으로 떠오른 이적생들의 공이 컸다.
당장 레이는 2021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였고, 시미언은 2021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레이스에서 3위를 차지했다.
강력한 구위에도 들쭉날쭉한 제구가 문제였던 레이는 피트 워커 투수코치와 투구폼 씨름을 한 끝에 팀의 에이스까지 치고 나갔다.
지난해 리그 최고의 공격형 2루수였던 시미언은 올해 타격 성적이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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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토론토가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 레이스에서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투‧타의 핵으로 떠오른 이적생들의 공이 컸다. 마운드에서는 로비 레이(31‧시애틀)가 에이스로 군림했고, 타선에서는 마커스 시미언(32‧텍사스)이 홈런을 펑펑 때렸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토론토가 긁어본 복권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두 선수 하필이면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에 앞서 경력의 하락세가 찾아왔다. 두 선수의 반등 가능성을 눈여겨본 토론토는 사실상 무혈입성으로 계약서를 차지할 수 있었다. 레이는 2021년 800만 달러(약 102억 원), 시미언은 1800만 달러(약 229억 원)에 각각 계약했다. 퀄리파잉오퍼 수준도 안 되는 금액이었다.
FA 재수를 선택한 두 선수는 2021년 시즌을 별렀고, 거대한 반등에 성공했다. 당장 레이는 2021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였고, 시미언은 2021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레이스에서 3위를 차지했다.
강력한 구위에도 들쭉날쭉한 제구가 문제였던 레이는 피트 워커 투수코치와 투구폼 씨름을 한 끝에 팀의 에이스까지 치고 나갔다. 32경기에서 193⅓이닝을 던지며 13승7패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물론 248개의 탈삼진도 리그 1위였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무려 6.6에 달했다. 토론토는 단돈(?) 800만 달러로 대박을 친 셈이었다.
시미언은 162경기 모두에 나가 타율 0.265, 45홈런, 102타점, 115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73의 대활약을 펼쳤다. 토론토 핵타선의 핵심 중 하나였고, WAR은 6.0을 찍었다.
하지만 토론토는 그런 두 선수를 FA 시장에서 잡지 않는 선택을 한다. 너무 몸값이 뛰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두 선수를 1년 동안 가까이서 지켜본 토론토는 선수들의 나이와 기량, 팀 재정적인 문제를 생각해 사실상 협상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그렇게 시미언은 텍사스와 7년 1억7500만 달러, 레이는 시애틀과 5년 1억1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두 선수의 계약 총액은 2억9000만 달러(약 3686억 원)에 이르렀다.
그런데 토론토의 선택이 맞아 떨어지는 흐름으로 가고 있어 흥미롭다. 지난해 리그 최고의 공격형 2루수였던 시미언은 올해 타격 성적이 폭락했다. 33경기에서 타율 0.162, OPS 0.439에 머물고 있다. 143타석 동안 홈런이 하나도 없다는 건 차라리 충격이다. 조정 OPS(OPS+)는 33이다. 차라리 신인 선수를 쓰는 게 나을 법한 성적이다.
레이의 시작도 썩 좋지 않다. 첫 8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4.62에 머물렀다. 올해 투고타저 흐름을 생각하면 리그 평균적인 선발투수들보다도 못한 평균자책점이다. 실제 조정 평균자책점(ERA+)은 78로 평균인 100을 훨씬 밑돈다. 지난해 4.77에 이르렀던 탈삼진/볼넷 비율은 올해 2.78로 크게 떨어졌다. 선행지표도 좋은 게 별로 없다.
토론토가 레이 대신 영입한 케빈 가우스먼의 성적이 훨씬 좋은 건 장외 선구안의 성공을 시사한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맷 채프먼의 활약이 그다지 좋지 않긴 하지만, 만년 백업으로 생각했던 산티아고 에스피날이 시미언보다 훨씬 더 좋은 공격 생산력(OPS+ 131)을 뽐내면서 그 아쉬움을 지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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