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BA.4, BA.5 감염자 발생

서동준 기자 2022. 5. 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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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확진자 한달새 6배 늘고 유럽서 우려변이 격상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변위인 BA.4과 BA.5 감염자가 발생했다. 남아공은 최근 BA.4와 BA.5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크게 증가했다. 단 위중증 환자와 사망률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사진은 이달 11일 남아공 소웨토 지역의 한 코로나19 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지역주민의 검체를 채취하는 모습이다. AP통신,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변이인 BA.4과 BA.5 감염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다. 두 하위변이는 지난 4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우세종으로 올라서며 한 달 만에 일 평균 확진자 수가 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두 하위변이가 기존의 오미크론 변이와 비교해 전파력은 조금 높지만 국내 유행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오미크론 BA.4 감염 1건과 BA.5 감염 2건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돼 관련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BA.4와 BA.5는 각각 올해 1월과 2월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하위변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4월 11일 이들 변이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와나, 덴마크, 스코틀랜드, 영국 등에서 확인됨에 따라 모니터링 변이(VUM) 목록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모니터링 변이는 우려변이나 관심변이보다 낮은 단계로, 특성이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아 분석 중인 바이러스를 일컫는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두 변이는 전파력이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17일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초기 연구결과 BA.4과 BA.5가 기존 오미크론 변이인 BA.1과 BA.2에 비해서 검출되는 비율의 증가속도가 12~1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검출 비율 증가속도는 전파력과 동일한 개념은 아니지만 전파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WHO에 따르면 이달 11일까지 BA.4는 16개국에서 600여건, BA.5는 17개국에서 300여건 확인됐다. 이 중 남아공에서 발생한 사례가 BA.4 395건, BA.5 134건으로 가장 많다.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는 BA.4와 BA.5의 남아공 내 점유율이 지난 3월 16%에서 4월 64%로 급증했다고 이달 6일 밝혔다.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남아공의 일 평균 신규 확진자가 4월 중순 1200명 내외에 그쳤으나, 이달 12일에는 7500명을 넘어서 한 달 만에 6배 이상 증가했다. 남아공 외 BA.4는 오스트리아, 영국, 미국, 덴마크에서 10건 이상, BA.5는 포르투갈, 독일 영국에서 10건 이상 확인됐다.

유럽 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지난 4월 7일 두 변이를 관심변이에 포함한 데 이어, 이달 12일에는 우려변이로 격상했다. 우려변이는 코로나19 유행상황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확실한 증거가 있는 바이러스들이다. 반면 WHO는 아직 BA.4를 모니터링 중인 변이 목록에 남겨놓고 있다. 박 팀장은 “아직 두 변이의 중증도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아공에서도 BA.4와 BA.5 확산으로 확진자는 급증했으나, 아직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는 증가하지 않았다. 

국내 BA.4 감염자는 지난 4월 27일 남아공에서 입국하면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BA.5 감염자 한 명은 이달 8일 터키에서 입국해 12일 확진됐으며, 다른 한 명은 국내에서 12일 확진됐다. 박 팀장은 “국내에서 확진된 BA.5 감염자는 인천 거주자로 현재 재택치료 중”이라며 “무증상으로 지금까지 임상 경과에서 특이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선행감염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이날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오미크론 하위변이 BA.2.12.1 감염 사례 13건과 델타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 감염 사례 2건도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내 BA.2.12.1 감염 사례는 총 19건, 재조합 변이 감염 사례는 총 8건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은 BA.4, BA.5, BA.2.12.1, 재조합 변이 등 최근 발생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 30건에 대한 역학 분석결과도 발표했다. 추정 감염경로는 해외유입 20건, 국내 발생 10건이었으며 지역사회로 지속전파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위중증과 사망 사례 없이 27명은 경증을 겪고 회복했고 3명은 현재 재택치료 중이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7일 브리핑에서 “감염 대상이 적어서 아직 모든 것을 확인하기에는 제한적이지만 전파력과 중증 전환은 기존 변이 대비 높은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이들 변이 바이러스가 (이전의) 우려변이들과 같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낮다”며 “국내 환자 감소세는 적어도 1~2주 이상은 더 하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동준 기자 bi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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