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전날 호남 찾아 "죄송하다" 고개 숙인 이재명..왜?

박홍두 기자 2022. 5. 17.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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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7일 오후 광주 북구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5·18구묘역)에서 참배를 마치고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7일 호남을 찾아가 “죄송하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의 심장’으로 불리는 지역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선 패배와 관련한 반성과 쇄신을 보여주는 식으로 지지층에 적극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18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맞춰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광주를 대거 방문하기에 앞서 호남 민심을 다잡으려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부터 하루종일 전북과 광주를 돌며 시민들과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이 전 지사는 오전 전북 전주에서 전북 지역 지방선거 후보자들과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전북에서 이번 대선 때 압도적인 표를 주셨다는 점, 전례없는 지지 보내주신 점에 감사 말씀드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에서 패배하는 바람에 정말로 많은 분들이 좌절하고 고통받는 점에 저의 부족함 때문이란 점 인정한다. 안타깝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인은 책임져야 한다. 개인의 안위나 손익보다는 내가 속한 당과 우리를 지지하고 기대하는 국민의 기대에 맞춰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엔 대선 이후 20일 만에 치러지는 ‘초 허니문선거’다. 취임과 동시에 이뤄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누구나 어려운 상황이 예측가능하다”며 “저도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무한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당이 필요로 하는 모든 걸 맡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 전 지사는 오후에는 광주 5·18 민주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광주 시민들이 유례없는 압도적 지지를 보내줬음에도 이제서야 감사 인사를 드리러 온 것이 죄송하다. 다시 한 번 감사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 전 지사가 이날 호남을 돌며 사과를 한 것은 대선 패배 이후 제대로 된 반성과 쇄신 없이 지방선거에 나서고 있다는 당 안팎의 비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사과를 통해 지지층의 마음을 달래고 이를 토대로 전국적인 지지를 다시 끌어내겠다는 복안이 읽힌다.

때마침 윤석열 대통령과 장관, 대통령실 참모진이 5·18 기념식에 대거 참석하기로 한 점도 고려한 행보로 보인다. 호남이 민주당의 전통적인 강세 지역이라곤 하지만 대선 패배 이후 흔들릴 수 있는 민주당에 대한 지지 여론을 단속하고 윤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견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호남의 지지세가 수도권의 여론에 직결되는 경향이 큰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수도권 내의 호남 출신을 통한 중도·무당층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호남의 지지 분위기 회복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지사는 이날 저녁에는 5·18 민주화운동의 상징 거리인 금남로에서 열리는 ‘5·18 전야제’에 참석한다. 이후 다시 자신이 출마한 보궐선거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로 올라와 계양구청 앞에서 시민들과 ‘깜짝 번개’를 한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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