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휴대폰 고장 났어"..딸과 카톡 30분 만에 1200만원 털렸다
최근 경남 진주시에 사는 40대 여성 A 씨에게 온 카카오톡 메시지입니다.
A 씨는 20대 딸에게 어쩌다 그랬냐며 걱정하는 답문을 보냈습니다.
그러자 딸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며 엄마의 신분증과 계좌,
비밀번호 등이 필요하다 했습니다.
링크 주소도 하나 보낸 뒤 휴대폰에 깔아 달라 했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 A 씨 계좌에 있던 1240만원이 몽땅 빠져나갔습니다.
딸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창도 사라졌습니다. 불과 30여분 만에 벌어진 입니다.
귀신에 홀린 듯 A 씨가 속은 건
신종 범죄 수법인 메신저 피싱입니다.
경남 진주경찰서에서 수사 결과 카카오톡 대화를 나눈 건 진짜 딸이 아니었습니다.
휴대전화는 원격조정 당했습니다.
A 씨 휴대전화에 깔린 인터넷 뱅킹에 접속해 비밀번호를 넣고 돈을 이체한 겁니다.
그리고 카카오톡 대화창마저 삭제했습니다.
경찰은 전달책을 붙잡았지만 1240만원으로 금을 산 뒤 이를 금은방에 되팔아
외국에 있는 총책에게 송금한 뒤였습니다.
이처럼 메신저 피싱은 주로 가족, 지인을 사칭합니다.
피해자에게 휴대전화 파손 등 불가피한 상황을 알리며
악성 앱을 깔도록 유도한 뒤 개인정보를 알아내 돈을 빼가는 사기 수법입니다.
경찰은 10~20대 자녀를 둔 50대 이상 부모 세대가 주로 당한다고 했습니다.
문자 메시지나 카카오톡 메신저로 자녀인 척 접근한다는 겁니다.
피해 사례가 공유되자 아빠들을 대상으로 한 범행이 증가하는 추세라고도 했습니다.
주로 "휴대폰 고장났다", "액정이 깨져서 이 번호로 연락한다",
"변기에 떨어져서 휴대폰 수리 맡겨서 이 번호로 연락한다" 등입니다.
SNS 등으로 가족사진을 확보한 뒤 이를 보여주면서 의심을 피한 사례도 있습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딸이라 믿고 있어 의심 없이 개인정보를 알려줬다고 했습니다.
'보이스피싱용 악성 앱'은 링크를 눌러 스스로 깔았습니다.
최근 몇 년간 보이스 피싱 관련 피해는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메신저 피싱으로 인한 피해는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메신저 피싱 피해액은 991억 원입니다.
전년 피해액(618억 원) 대비 65.7% 급증했습니다.
보이스 피싱 피해 중 58.9%가
메신저 피싱으로 드러났습니다.
안랩에서 올해 1분기(1∼3월) 가장 많이 탐지된 악성 앱은
'보이스 피싱용 악성 앱'인 '안드로이드-트로이목마/카이시'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메신저 피싱 피해자들 대부분 메시지를 받자마자 대응하다 피해를 본다며
당사자의 원래 번호로 '통화'하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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