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유행 오미크론 변이 국내서 첫 확인

BA.4 1건·BA.5 2건.. 역학조사
세부변이 13건도 추가로 발견
방역당국 "우려 상황 아니다"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청사 외부에 설치된 코로나 센터의 모습. <연합뉴스>

미국에서 빠르게 확산 중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서 13건 추가 검출됐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또 다른 오미크론 변이도 국내에서 확인돼 방역당국이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내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세부변이 'BA.2.12.1'의 해외유입 11건과 국내감염 2건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10일까지 BA.2.12.1 변이 감염 6건은 모두 해외유입 사례였지만, 국내에서도 감염된 사례가 확인된 것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BA.2.12.1 감염 해외유입 총 17건 중 대다수인 16명은 미국에서 입국했으며 1명은 캐나다에서 유입됐다. BA.2.12.1 국내감염자 중 1명은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했으며 또 다른 1명은 4차 접종까지 마친 상태였다.

BA.2.12.1은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BA.2'보다 전파력이 20% 이상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BA.2.12.1 변이가 확산되며 7주 연속 확진자 발생이 증가했고, 5주 연속 감소하던 사망자 수가 최근 1주간 다시 증가한 것으로 확인돼 방역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4' 감염 사례 1건과 'BA.5' 감염 2건이 확인돼 방역당국이 조사를 진행중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BA.4와 BA.5는 각각 올해 1월, 2월 남아공에서 처음 확인됐다. 해당 변이에 대한 전염력, 전파력, 중증화율 등은 계속 모니터링이 진행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BA.4', 'BA.5'의 증가 속도가 이전 변이인 'BA.1', 'BA.2'보다 12~13% 가량 더 빠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포르투갈 사례를 바탕으로 6월 초에는 우세종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 속속 상륙하고 있지만 방역당국은 아직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BA.2.12.1, BA.4, BA.5는 WHO에서 우려 변이로 분류하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오미크론 하위 변이로 전파력이 높아져도 위중도 등의 인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단장은 "BA.4와 BA.5도 세계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고 전반적으로 넓어진 것은 아니고 BA.2.12.1도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은 있지만 우려 변이와 같은 영향력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단장은 "현재의 환자 감소세는 당분간 조금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언제까지 내려갈 것인가, 그리고 어느 수준까지 내려갈 것인가는 예측이 어렵다"면서 "적어도 1~2주 이상은 더 하향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진수기자 kim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