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 싸움에..대환플랫폼 논의 올스톱

조윤진 기자 2022. 5. 1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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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6% 돌파 초읽기에 들어가며 저리 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려는 '대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도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이자율이 낮은 고정금리 등으로 전환하는 '안심전환대출' 출시를 예고했지만 정작 대다수 소비자들이 상시적으로 이용 가능한 대환대출 공공 플랫폼 구축에 대한 논의는 금융사 간 이권 다툼에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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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환대출 찾아나서는 영끌족]
" 기존 고금리 저금리로 환승 기회"
정부도 안심전환대출 예고했지만
야심차게 추진됐던 대환 플랫폼
"핀테크에 종속" 은행 반발로 무산
핀다 등은 자체 서비스로 수요 대응
[서울경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6% 돌파 초읽기에 들어가며 저리 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려는 ‘대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도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이자율이 낮은 고정금리 등으로 전환하는 ‘안심전환대출’ 출시를 예고했지만 정작 대다수 소비자들이 상시적으로 이용 가능한 대환대출 공공 플랫폼 구축에 대한 논의는 금융사 간 이권 다툼에 중단됐다.

17일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핀다에서 대환 목적의 대출은 전체 대출 고객의 약 25%로 집계됐다. 생활비(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대환 수요는 대출 비교 서비스 출시 이후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대출을 2회 이상 받으며 갈아타기에 나선 이용자도 전체 대출자의 20%에 달했다. 핀다 측은 “다회 대출자 중 한 명이 대출을 27번이나 갈아탄 사례도 있다”며 “이들은 대환을 통해 평균 4.2%포인트 금리를 낮춘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대출 비교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고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금융)으로 옮겨간 중신용자도 늘었다. 시중은행보다 비싸지만 카드론·저축은행 등보다는 금리가 싼 상품을 찾아 나서는 식이다. 온투 업체 피플펀드의 4월 말 기준 회사 자체 플랫폼에서 실행된 대출의 58.5%는 좀 더 싼 금리를 찾는 대환대출이다. 3월 말 피플펀드에서 601~700점(NICE 기준) 중신용자에게 제공된 평균 금리는 13.65%로 저축은행 상위 3사의 동점수대 차입자에게 제공된 가중평균금리(15.4~17.92%)보다 최대 4.27%포인트 낮다.

이처럼 고금리 시대 단 0.1%포인트라도 낮은 금리를 찾는 대환대출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금융 당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한 대환대출 공공 플랫폼 논의는 시스템을 완비하고도 사실상 중단됐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한 대환대출 공공 플랫폼은 올해와 내년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안심전환대출과 달리 소비자가 대출 상품을 비교해보고 금리가 낮은 쪽으로 갈아탈 수 있는 상시 서비스다. 안심전환대출은 제1·2금융권에서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던 주택 실수요자들의 대출을 4% 안팎의 고정금리로 전환해주는 것이 골자다. 올해와 내년 각 20조 원씩 총 40조 원 규모다.

금융위는 지난해 초 업무 계획을 통해 ‘원스톱·비대면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을 발표하고 같은 해 10월 시중은행 등 제1금융권도 참여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을 구축했다. 금융위는 이를 지난해 말까지 제2금융권으로 확대하기로 했지만 전통 금융사들이 빅테크 및 핀테크 플랫폼 종속을 우려하면서 갈등이 커지자 유야무야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안심전환대출과는 별도 사안이며 지난해 이후 추가로 논의가 이뤄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후 은행연합회 주도로 은행들이 주도해 플랫폼을 만드는 방안이 진행됐지만 이마저도 인터넷은행과 전통 은행 간 이견으로 중단됐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한 플랫폼에서 비교되는 것도 사실 은행 입장에서는 부담되는 일”이라고 귀띔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금융위에서도 진행하고 있지 않아 그 이후로 더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사들의 ‘밥그릇 다툼’에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대환대출 플랫폼 탄생으로 비교 대출 시장의 확대를 기대했던 핀다 등 핀테크사들은 자체 서비스를 먼저 출시하고 나서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다만 정부가 추진했던 공공 대환대출 플랫폼과 달리 현재 대출 비교 플랫폼의 경우 시중은행 대출 상품이 거의 없다는 점은 아쉬운 지점”이라고 했다.

조윤진 기자 j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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