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홀가분합니다"..'코로나라이브' 개발자 홍준서 씨 인터뷰

박수진 기자 입력 2022. 5. 17. 17:42 수정 2022. 5. 1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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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확진자 현황을 실시간으로 집계해주는 '코로나라이브' 사이트. 구체적인 통계는 없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한 지난 2년 동안 이 사이트를 한 번도 들어가 보지 않은 사람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코로나를 취재하는 기자로, 저도 매일 오후 6시와 자정에 코로나라이브를 통해 집계된 그날의 확진자 현황을 참고해왔습니다. 오늘(17일) 아침에도 눈을 뜨자마자 코로나라이브 인스타그램 계정에 들어갔는데, 예상치 못한 '이별 인사'가 쓰여있었습니다.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공지였습니다. 정말로 '위드 코로나'가 되는가보다라는 생각과 동시에 이 서비스를 2년 가까이 유지해준 운영진에 대한 고마움이 들었습니다. '코로나라이브'를 개발하고 운영해온 당사자의 소회를 듣고 싶은 마음에 취재를 시작했고, 개발자 홍준서 씨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서비스를 종료하는 기분이 어떻냐는 질문에 "홀가분한 마음이 큰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말해준 홍준서 씨. 그와의 전화 인터뷰를 정리했습니다. 

Q. <코로나라이브> 서비스가 2020년 8월 시작됐는데요. 사이트를 만들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요?
=2020년 8월에 만들긴 했는데요. 그전에 제가 코로나 맵 라이브라는 서비스도 운영을 했었어요. 확진자들의 이동 동선을 보여주는 서비스였는데, 확진자가 너무 많아지면서 일일히 개별 동선을 확인하기가 좀 불가능해졌습니다. 또 사용자들도 확진자 동선보다는 확진자 수가 어떤지를 더 궁금해하셨고요. 저도 확진자 수가 매일매일 궁금했는데요. 당시엔 매일 아침 10시쯤에 한 번 공개가 됐었어요. 실시간으로 바로 알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매일 하루 한 번밖에 알지 못하니까 조금 답답한 마음도 생기고, 내일은 얼마나 더 나올까에 대한 두려움도 그때는 있었던 것 같아요. 지자체에서 발송하는 재난 문자를 취합하면 대략 어느 정도 오늘 확진자 규모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만들게 됐어요. 
 
Q. 서비스 개발과 운영은 혼자 하셨던 건가요? 자원봉사를 해주신 분들도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2020년 11월 정도에 학생 두 분이 도움을 주셨어요. 그 시기에 집계 정보나 뉴스 같은 걸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이분들이 집계에 도움을 많이 주셔서, 제가 그 한 달 동안 에러도 많이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 도움을 받았던 시기 덕분에 서버 안정도 많이 됐고요. 제가 개발에 좀 더 집중해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어요. 

Q. 자원봉사자는 그 한 달 이후엔 없었던 건가요? 
=네 그렇죠 그 시기 한 달 동안만 두 분이서 해 주셨고 그 외에는 저 혼자 했었어요.
 


Q. 집계 시스템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아직도 많은데, 간단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처음에는 다 수작업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자동화가 된 상태예요. 기본 논리는 일단 재난 문자에서 정보를 가져오고요. 그리고 또 재난 문자에서 정보가 없는 지자체들도 있어요. 그런 경우에는 지자체 사이트나 네이버 블로그나 그런 카페 이런 것들에서 다 정보를 자동으로 불러와서 거기서 제일 정확성이 있는 정보로 집계를 하거나 아니면 그런 정보가 아예 없는 지역은 제외를 하는 방식으로 해왔어요. 

Q. 본인 생활을 하면서 이런 실시간 서비스를 운영하는 게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사이트나 재난 문자에서 정보를 자동으로 불러오는 시스템이라 에러도 나거든요. 그런 것들을 정기적으로 유지, 보수를 해줘야 되는데요. 주로 밤에 하거나 주말에 해왔습니다. 
 
Q. 어제(16일)을 마지막으로 서비스를 종료하셨어요. 이유가 뭘까요?
=일단 제가 sns에도 올린 것처럼 오미크론 대유행 이후로 이제 좀 꾸준히 감소세가 있었어요. 한 달 전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됐고요. 이제 뭔가 엔데믹으로 향하고 있기도 하고, 확진자 수의 중요성도 이전에 비해서는 많이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지자체에서 확진자 수에 대해서 재난 문자를 보내거나 사이트에서 제공을 하는 정보가 많이 없어졌어요. 그러다보니 자동으로 집계하기가 어려워졌고요. 지금이 이 서비스를 종료하기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코로나가 언제 종식될지도 모르는 거고, 또 코로나라이브라는 사이트가 계속 유지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지금 시기에 종료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Q. 서비스를 종료하는 기분이 어떠세요?
=일단은 굉장히 홀가분한 게 더 큰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게 아무래도 유지 보수를 계속 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까 신경도 계속 쓰이긴 하거든요. 홀가분한 마음이 큰 것 같아요.


Q. 사이트에 광고를 받지 않았어요. 후원금만 받으셨는데, 후원금도 기부를 하신다고요?
=서비스 초반부터 서버 운영 충당금을 제외한 후원금은 기부를 하겠다고 공지를 했었어요. 사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후원을 해 주실 지도 몰랐어요. 실제로 이 서버 비용까지 충당이 될까에 대한 그런 생각도 처음에는 있었는데요.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그런 시기엔 한 달에 서버 운영비만 250만 원이 넘고 그런 적이 있었는데, 후원금으로 다 충당이 됐어요. 그리고 서버 비용을 충당하고 남은 금액을 제가 가져봤자 어차피 그거는 제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남은 금액은 기부를 하겠다고 처음부터 생각을 했던 거고요. 제 그런 취지를 공감해서 후원을 해주신 분들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Q. 후원금이 부족해서 본인이 비용을 내야 하는 그런 상황은 없었다는 거죠?
=네 그런 적은 없었습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Q. 정부가 제공하는 감염병 정보나 제공 방식에 대해 아쉬운 점은 없었나요?
=제가 이렇게 진행을 해오면서 어쩔 수 없다라고 느낀 게, 그 사이트를 관리 하는 분들도 각 지자체에서 이제 감염병 관리를 하시는 분들이잖아요. 그런 분들이 일단은 얼마나 고생하시는지도 알고 이러다 보니까..정보가 흩어져 있는 거에 대해서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그 사정이 이해가 돼서 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해가 됐어요. 

Q. 앞으로 코로나가 어떻게 좀 됐으면 좋겠는지, 바람 같은 게 있을까요? 
=코로나가 정말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게 가장 큰 바람이고요. 앞으로 또 이런 감염병, 질병이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잖아요. 이런 감염병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저부터도 좀 찾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 취재 : 박수진 / PD : 김도균 / 사진 출처 : 코로나라이브, 외교부 / 제작 : D콘텐츠기획부 ) 

박수진 기자star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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