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비위' 윤재순 "화나서 뽀뽀해달라 했다"..'윤석열표 인사' 청문회된 국회 운영위

김윤나영·정대연 기자 입력 2022. 5. 17. 17:31 수정 2022. 5. 17. 19: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성비위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17일 자신의 성비위 사건에 대해 “화가 나서 (여직원에게) 뽀뽀해주라고 했고, (여직원이) 볼에다 하고 갔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비서관은 “국민에게 상처가 되고 불쾌감을 느꼈다면 사과드리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 의원도 윤 비서관에게 거취 결단을 촉구했지만 윤 비서관은 거부했다.

윤 비서관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과거 검찰 재직 시절 성비위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2003년 제가 생일이었는데 직원들에게 소위 말하는 생일빵을 당해서 하얀 와이셔츠에 초콜릿 케이크가 뒤범벅이 됐다”며 “‘생일에 뭐 해줄까’라는 질문을 받고, 제가 ‘그럼 뽀뽀해주라’라고 화가 나서 말했던 건 맞다. 그래서 볼에다 하고 갔던 것”이라고 답했다.

윤 비서관은 야당의 사퇴 요구에 대해 “제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고 여러 국민이 염려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느끼고 있다. 더 잘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거부했다. 그는 “지나간 부분에 대해선 어떤 식으로든 국민에게 상처가 되고 불쾌감을 느꼈다면 사과드리겠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실 인사 검증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었던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날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비서실의 부적절 인사 문제를 두고 충돌했다. 성비위·성추행 미화 의혹을 받는 윤 비서관의 거취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윤 비서관이 대검찰청 정책기획과 검찰사무관 재직 시절인 2012년 7월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에게 ‘러브샷을 하려면 옷을 벗고 오라’고 했고, 스타킹을 신지 않은 여직원에게 ‘속옷은 입고 다니는 거냐’라고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김 비서실장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도 “윤 비서관은 검찰 재직 시절 직원 성추행으로 경고받고, 왜곡된 성인식을 담은 시를 출간하고, 평소에 음담패설과 폭언을 수시로 일삼은 문제적 인물”이라며 “이런 인물을 버젓이 1급 비서관으로 임명하고 사퇴는 없다고 항변하는 것은 대통령실이 단체로 도덕불감증에 빠진 것”이라고 했다. 김 비서실장은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도 윤 비서관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양금희 의원은 “20~30년 전 오래된 일이고 경미한 사건이라 하더라도 당시 피해자가 분명히 존재했다”며 “과거의 일이라도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제대로 된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은희 의원은 “윤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의 탁현민 전 비서관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훌륭한 참모라면 성공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좀 억울하더라도 본인이 희생하는 결단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윤 비서관은 “더 열심히 하겠다”며 사퇴를 거부했다. 박형수 의원은 “윤 비서관이 과거 대검찰청에서 했던 업무와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 업무가 일맥상통하고 전문성이 인정된다”고 두둔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연루 논란, 장성민 정책조정기획관의 5·18 폄훼 논란도 비판했다.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이 비서관이 조작된 증거로 유우성씨에게 간첩 혐의를 씌웠다”며 “당시 검찰이 다섯 달 동안 (유씨) 동생을 독방에 가둬 허위진술을 요구한 사실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나”라고 물었다. 김 비서실장은 “(간첩) 조작에 직접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김 비서실장에게 “장성민 기획관이 5·18 북한 개입설을 확대시킨 장본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나”라고 물었다. 김 비서실장은 “모른다. (장 기획관이) 저랑 만난 지 한 일주일밖에 안 됐지만, 광주 민주화 운동을 폄하하는 말은 한 번도 들은 적 없다”고 했다.

김윤나영·정대연 기자 nayou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