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현장] '카시오페아' 서현진X안성기, 인생의 길잡이가 되는 뭉클한 가족애(종합)

현혜선 기자 2022. 5. 1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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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시오페아' 스틸 / 사진=트리플픽쳐스
[서울경제]

영화 '카시오페아'가 알츠하이머 환우와 그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가족애를 전한다. 너무 가까워서 소중함을 잊지 쉬운 가족이 카시오페아라는 별자리처럼 우리 인생의 길잡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소재는 무겁고, 눈물이 나지만 마음 한편에 따스함으로 남을 수 있는 작품이 탄생했다.

17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는 '카시오페아'(감독 신연식)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신연식 감독과 배우 서현진이 참석했다.

'카시오페아'는 변호사, 엄마, 딸로 완벽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했던 수진(서현진)이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며 아빠 인우(안성기)와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특별한 동행을 담은 작품이다.

신 감독은 '카시오페아'를 구상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잠깐 머리를 식히는 핑계로 영화를 본다. 그럴 때 공부용으로 잘 보는 영화가 '인턴'"이라며 "십수 년 전에 안성기 선배님과 작품을 한 이후로 좋은 작품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인턴'에서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부녀 관계는 아니지만 유사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안성기 선배님이 부녀 관계로 영화에 나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구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알츠하이머 환자와 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신 감독이 방점을 찍고 싶었던 건 역순 육아였다. 그는 "딸이 크는 과정을 보지 못한 아버지가 역순으로 육아하는 거다. 보통 태어나고, 유치원을 보내고, 사회에 내보내지 않냐"며 "그런데 수진은 점점 더 어려진다. 양육의 목적은 자녀의 독립이지만, 아버지는 진짜 자녀들이 세상에 나와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확인할 기회는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우가 수진의 독립과 자립을 확인하기에 현실적인 판타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제목에 대해서는 "짓느라 유난히 고생을 많이 했다. '카시오페아'라는 동요가 있는데, 노래가 밝은 것도 아니고 슬픈 것도 아닌 게 묘하더라"며 "길을 찾을 때 북극성을 보고 찾지만, 카시오페아를 먼저 보지 않냐. 그게 가족 관계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직접적으로 길을 가르쳐 주는 게 아니라 사람을 사람을 통해 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 감독은 안성기, 서현진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안성기 선배님을 좋은 작품으로 모시고 싶다고 생각한 건 오래됐다"며 "수진 역은 쉽지 않고, 연기를 기본적으로 잘하는 배우가 맡아야 됐다. 엄마로서의 역할부터 딸로서의 역할, 커리어 우먼으로서의 역할까지 합당하길 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우들마다 갖고 있는 특유의 질감이 있는데, 서현진이 갖고 있는 질감이 이 영화의 무거움을 상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서현진은 능력 있는 변호사에서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수진 역을 맡았다. 그는 "감정 컨트롤이 전혀 안 됐다. 찍는 동안은 최선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 싶다"며 "역할에 굉장히 많이 붙어 있어서 자다가 깨서 울기도 했다. 주변 지인 중에 알츠하이머로 돌아가신 분이 계셔서 그분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알츠하이머 환우들을 실제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한창 심할 때라 어려웠다. 대신 영상을 통해 많이 경험하면서 공부했다"고 말했다.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처음 대본을 받은 게 2년 전이다. 대본이 정말 좋았고, 중반부터 엄청 울면서 봤는데 배우로서는 어렵겠구나라고 막역하게 생각했다"며 "그래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선택했는데, 막상 촬영이 다가오니 너무 무서웠다. 감독님에게 전화를 걸어서 울 정도"라고 털어놨다.

신 감독은 힘든 연기를 펼친 서현진을 칭찬했다. 신 감독은 "이 장면을 어떻게 찍어야 될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정말 잘하더라. 단 한순간도 어렵지 않은 장면이 없었는데, 긴장을 놓지 않고 훌륭하게 해줬다"고 미소를 보였다.

서현진에게 대선배인 안성기와의 호흡은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그는 "차 안에서 아빠가 하는 말을 따라하는 신이 있다. 그 신을 어떻게 찍어야 될지 슛 들어가기 직전까지 고민했는데, 아기 목소리로 해도 이상하고 수진이 목소리로 해도 이상하더라"며 "그런데 선생님을 뵈니 인우와 연기하는지 안성기와 연기하는지 분간이 안 됐다. 생각하지도 못한 목소리 톤이 나와 신기했다"고 뿌듯함을 표했다.

신 감독과 서현진은 '카시오페아'를 통해 관객들에게 따뜻함을 전달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서현진은 "찍으면서 보니 아빠와 딸이 이야기이자 유대에 관한 이야기였다. 가장 가까우면서 제일 많이 싸우는 애증의 관계를 3대에 걸쳐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리 영화가 슬픈 영화라기보다는 따뜻하게 느껴졌으면 한다. 각박한 상황에서 마음을 건들이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신 감독은 "진짜 소중한 관계는 인식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게 내 길을 잃지 않는 별자리, 카시오페아로 대변할 수 있는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며 "서로가 서로에게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소중한 관계를 잊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카시오페아'는 오는 6월 1일 개봉된다.

현혜선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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