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내 최선" '카시오페아' 안성기X서현진, 완벽한 부녀케미 전한 따스한 위로[종합]
[OSEN=박판석 기자]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한 서현진은 30대 알츠하이머 환자 연기에 도전했다. 신연식 감독과 안성기를 만난 서현진은 딸로서 엄마로서 변호사로서 서서히 알츠하이머에 무너지는 모습을 완벽하게 연기해냈다.
17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카시오페아’ 언론 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신연식 감독과 서현진만 참석했다. 안성기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 차원에서 불참했다.
'카시오페아'는 변호사, 엄마, 딸로 완벽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했던 ‘수진’이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며 아빠 ‘인우’와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특별한 동행을 담은 작품.
‘카시오페아’의 시작은 안성기였다. 신연식 감독은 “안성기와 오래전에 작품을 한 이후로 꼭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제가 자주 보는 영화 ‘인턴’에서 로버트 드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유사 부녀 관계로 나온다. 안성기가 부녀 관계로 영화에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부터 기획했다”라고 말했다.
서현진은 대본에 반해서 ‘카시오페아’를 선택했다. 서현진은 “2년 전에 감독님에게 대본을 받았다. 중간부터는 울면서 봤다. 배우로서 어렵다는 생각보다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촬영이 닥쳤을 때 무섭다고 생각을 못했다. 1년이 지나고 나니까 무서워서 못하겠다. 1년이 지나고 나니까 할 수 있겠다 싶었다. 리딩을 하고 나니까 무서웠다. 왜 겁도 없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 울면서 통화했던 기억이 난다. 즐거운 여행을 하듯이 자기를 믿고 따라와 달라고 해서 말 그대로 즐거운 여행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서현진은 알츠하이머를 앓았던 지인과 영상을 통해 수진 역할을 준비했다. 서현진은 “알츠하이머 증세를 보여야 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만나 뵐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았겠다.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심할 때여서 영상을 통해서 접했다. 주변 지인 분 중에 알츠하이머를 겪으신 분들이 있었다. 제가 봤던 경험을 토대로 연기에 대입해서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신 감독은 서현진의 연기에 만족스러운 감정을 드러냈다. 신 감독은 “서현진이 하는 연기 중에 쉬운 연기가 하나도 없었다. 자신 없다고 호소를 많이 했다. 촬영을 들어가면 잘해서 점점 자신 없다는 말을 안 믿게 됐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운 연기를 단 한순간도 긴장을 놓지 않고 훌륭하게 해냈다”라고 감탄했다.
수진의 아버지 인우를 연기한 안성기 역시 특별했다. 서현진은 “안성기와 경험은 신기했다. 차 안에서 아빠가 하는 말 따라 해 봐라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을 어떻게 찍어야 할지 고민이 있었다. 촬영 직전까지도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슛이 들어간 순간 인우와 연기하는지 안성기와 연기하는지 구분이 안됐다. 처음 느껴본 신기한 경험이었다. 제가 생각하지 못한 톤의 목소리가 나왔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신연식 감독은 부성애와 육아에 대한 메시지를 영화에 담았다. 신연식 감독은 “취재는 광범위하게 했다. 안성기가 필모에서 부성애가 두드러지는 역할이 의외로 많지 않았다.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를 하면서 리버스 육아였다. 딸이 크는 과정을 함께 하지 못한 역순으로 육아를 하는 것이다.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증세는 다양하다 있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인우가 수진의 독립을 위해서 해왔던 양육이다. 양육의 목적은 자녀의 독립이다. 부모님은 세상에 나와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확인할 기회는 사실 없다. 현실적인 판타지라고 생각했다”라고 고백했다.
서현진은 딸을 연기한 지나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고백했다. 서현진은 “지나를 연기한 주예림은 좋은 성인 배우와 다름이 없었다. 다른 디렉팅이 필요 없었다. 주예림과 리코더를 잘 불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했다. 예림이라 자기 멜로디를 녹음해서 보내줘서 거기에 맞춰서 리코더 연습을 했다. 그 장면을 하는 날은 리코더를 불었다. 그 과정이 즐거웠다. 현장에 하루 종일 음악소리가 들려서 낭만적이었다. 스태프도 리코더 합주는 처음이어서 즐거워했다. 따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스스로 연기를 하고 있어서 앞으로 어떻게 자랄까 궁금한 친구다. 좋은 배우다”라고 칭찬했다.
신연식 감독 역시 “아역 배우는 ‘우리 집’ 만든 윤가은 감독에게 추천을 받아서 쓴다. 대한민국의 많은 감독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우리 집’이라는 작품이 있다. 윤가은 감독이 강력하게 추천해서 100% 확신했다. 정말 잘해서 놀랐다. 천부적인 연기 감각을 갖고 있는 친구다. 앞으로도 계속 지켜보고 싶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나 주예림은 애드리브와 대사를 맛깔나게 살리는 연기력으로 신연식 감독과 서현진을 놀라게 했다.
서현진은 이 작품을 통해 부모님에 대한 소중함을 깨달았다. 서현진은 “3대가 함께 나오는 장면이 많지 않다. 카시오페아’ 노래를 배우는 장면을 찍고 있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 자식만 보고 있고 안성기는 나만 보고 있다. 그 장면을 찍고 어머니에게 전화했다. 어미니가 원래 자기 자식 보느라고 부모 아프기 전까지 모른다. 그걸 영화 찍으면서 느꼈네라고 말해서 저한테는 뜨끔한 장면이었다”라고 깨달음을 전했다.
신연식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관계의 소중함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신 감독은 “소중한 관계는 잘 인식을 하지 못하고 산다. 플러스 마이너스로 계산을 못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내 빚을 갚고 있고 나도 누군가의 빚을 갚고 있다. 가족 같은 가까운 분들과의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이 관계로 인해서 나도 이 순간 누군가의 집을 갚아주고 빚을 잊지 않게 해 주고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서현진은 대부분의 장면에서 민낯으로 등장한다. 서현진은 “병세가 악화되면 화장을 하는 게 이상할 것 같아서 민낯으로 촬영했다. 병세가 악화된 후에는 메이크업 없이 진행을 했다. 그게 굉장히 저를 자유롭게 했다.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것 자체로 가만히 있어도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질감이 다르다. 병세가 드러나보여서 좋다. 최고의 선택이었다”라고 감탄했다.
서현진은 2017년 이후 5년여 만에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는 “성적이 잘 나오면 참 좋겠다. 천운이라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후에도 볼 수 있으니까 많은 분이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제 연기에는 만족하지 않지만 영화는 정말 제 취향이었다. 많이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이게 제 최선이다. 적나라하게 보인 것 같아서 떨린다. 마음에 닿기를 바란다”라고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카시오페아’는 오는 6월 1일 개봉한다./pps2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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