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코로나 사태, 백신보다는 항바이러스제·의료자원 공급이 더 시급"

김민수 기자 2022. 5. 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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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영방송과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감염으로 의심되는 발열 환자는 17일 기준 약 15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 이후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꾼이 부족해지면 농업의 생산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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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의약품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며 강력히 질책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조선노동당중앙위원회 정치국은 5월 15일 또다시 비상협의회를 소집하고 방역대책 토의사업을 진행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마스크를 쓰고 평양시 안의 약국들을 찾아 의약품 공급실태를 직접 요해(파악)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제공

북한 국영방송과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감염으로 의심되는 발열 환자는 17일 기준 약 15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적 사망자수는 약 50명을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발열 환자 중 코로나19 양성 사례는 어느 정도인지 불분명하다. 진단검사 역량이 부족해 확진 판정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고되지 않은 사례를 고려하면 북한 내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예상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백신 부족과 열악한 의료 시스템으로 바이러스에 취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한 주민들의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아 면역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국제사회는 지난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의 백신 수백만 도스와 중국산 백신을 북한에 공급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북한은 2020년 1월 초 국경을 봉쇄하고 코로나19를 통제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보건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전략은 이미 늦었으며 고통받는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항바이러스제를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북한에서 한동안 유행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지난주 처음으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고 공개적으로 보고했다. 북한이 일일 확진자수와 사망자수를 공개하고 있다는 것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간접적인 메시지로 간주되고 있다.  

BBC는 보건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하며 “고통받는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항바이러스제를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국내 전문가들도 유사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오명돈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는 16일 ‘북한 오미크론 사태와 한국의 대응’ 세미나에서 “북한 내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예상되는 사망자수가 3만454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백신보다는 치료제와 의료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신을 도입하고 접종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며 백신 접종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도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항바이러스 치료제 등을 북한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BBC는 “북한이 한국의 도움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이라며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에서 한국이 공급하는 의약품 등을 공급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런던 소재 동양아프리크연구학교 헤즐 스미스 교수는 “엄격한 격리는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나 에볼라바이러스와 같은 감염병을 통제하기 위한 북한의 핵심 전략이었다”며 “그러나 봉쇄가 뚫렸을 경우 의료 조직 기반이 부족하고 소독제 등 기본 필수품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산은 사망자수 등 직접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식량 부족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990년대 이후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꾼이 부족해지면 농업의 생산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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