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보다 먼저 발표된 '실세' 부위원장 '어색한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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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에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55·사진)가 임명됐다.
금융위원장 인선 발표 전 부위원장이 임명된 것은 이례적이다.
부위원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통령의 '경제 책사'가 왔다는 점에서 반색하면서도 새 금융위원장이 부임해도 부위원장의 입김이 셀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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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에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55·사진)가 임명됐다. 금융위원장보다 부위원장이 먼저 발표되면서 '실세 부위원장'과 사의를 밝힌 금융위원장이 어색한 동거를 하게 됐다.
윤 대통령은 17일 금융위 부위원장에 김 교수를 임명했다. 김 교수는 윤 대통령이 경선을 치를 때부터 경제·금융 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경제 책사'로 통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으로 활동하며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금융지원 확대 등 핵심 경제 공약을 총괄했다.
금융위원장 인선 발표 전 부위원장이 임명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선 문재인, 박근혜 정부 때에도 초대 금융위원장 선임 후 부위원장을 임명하는 수순을 밟았다. 부위원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융위원장 인선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차관 대행 체제'를 우선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여야 대치와 청문회 문제 등으로 장관 인선이 늦어지자 취임 직전 20여명의 차관을 먼저 임명하면서 국정 공백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현재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과 후보자 검증 등의 문제로 금융위원장과 공정위원장 등 장관급 인선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반면 금리상승 등으로 금융환경이 녹록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부위원장 인선을 서두른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경제장관간담회'에는 금융위원장이 참석하기 마련인데 지난 15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주재한 간담회에는 물가 안정 등 당면한 민생 현황을 논의하는 자리임에도 금융위원장은 빠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차관을 임명한 것은 사실상 장관이 내정됐다는 의미로 발표만 남겨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며 "청문회 일정 등이 남아있어 실제 업무를 보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먼저 차관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기 금융위원장에는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임명된 김 신임 부위원장은 한동안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일을 하게 됐다. 고 위원장이 사의를 밝힌 만큼 실무적인 판단은 김 부위원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은 오는 18일부터 공식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은 취임 소감을 통해 "새로 오실 금융위원장과 함께 호흡하고 손발을 맞춰 새 정부 국정철학이 구현될 수 있도록 국정과제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며 "금융행정 개혁과제를 잘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 안팎에서는 실세 부위원장이 부임했다는 반응이다. 대통령의 '경제 책사'가 왔다는 점에서 반색하면서도 새 금융위원장이 부임해도 부위원장의 입김이 셀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김 부위원장이 차관급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며 "앞으로 민간 출신과 기존 관료와의 호흡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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