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 넘는 은행 가산금리, 안 내리나 못 내리나
[경향신문]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나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은행권은 가산금리(대출금리 중 은행 원가에 해당되는 부분) 인하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은행들은 현상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대출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의 가중평균금리는 3.84%로 집계됐다. 3월 한은 기준금리는 1.25%, 기준금리를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코픽스는 1.70%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코픽스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하므로, 은행 자체적으로 정한 가산금리가 2%포인트 이상인 셈이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방식) 가산금리는 지난 3월 평균 2.45~3.07%로 조사됐다. 가산금리에는 신용위험과 은행 인건비, 전산처리 비용, 마진율, 세금 등이 반영돼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근과 비슷했던 시기를 과거에서 찾아보면, 당시엔 은행 가산금리가 지금보다 크게 낮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84%였던 시절은 한은 기준금리가 2.75%였던 2013년 4월(주택담보대출 금리 3.86%)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엔 코픽스가 2.8%대였다. 가산금리는 1%포인트대에 그쳤다.
최근 은행 가산금리가 높은 배경엔 지난해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 방침이 있다고 은행들은 설명한다. 은행들이 대출 수요를 누르기 위해 가산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렸다는 것이다. 올들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자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추가 제공하는 방식으로 금리를 소폭 인하하긴 했으나 가산금리엔 크게 손을 대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감소세가 가속화된다면 은행이 가산금리를 낮추려는 노력을 하겠지만 아직은 버틸 만한 수준”이라며 “은행은 대출 성장과 수익성의 접점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은 성장성이 훼손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리하게 가산금리를 인하해 수익성을 떨어뜨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은 높은 가산금리에 힘입어 올 1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다.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가 실제 대출 수요 증가로 이어져야 은행들이 금리 인하 경쟁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가 다시 활성화되고 대출 수요가 증가한다면 은행들이 금리를 낮추면서 영업 경쟁을 벌일 것”이라며 “아직은 시장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은행들이 분위기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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