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클리오' 화장품社 횡령 지속 까닭은.."카이팅 수법"

이신혜 기자 2022. 5. 1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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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장품 기업 클리오(237880)에 이어 대형사인 아모레퍼시픽(090430) 영업직원들이 회삿돈을 빼돌리는 횡령이 잇달아 발생하며 내부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무 전문가인 정지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역시 "이번 아모레퍼시픽의 횡령은 오스템임플란트(048260) 사건과 비슷해 보이고, 이런 영업직원 횡령은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며 "할 수 있는 횡령 방법을 총동원 한 것 같은데 내부감사 시스템을 지금이라도 잘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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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처 돈 받고 본사에 입금 안 하는 '카이팅' 수법 흔해"
전문가들 "공범 가능성 있어, 내부 감사 시스템 관리해야 "
순환보직·계좌 입금 체제 도입 필요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현대건설

국내 화장품 기업 클리오(237880)에 이어 대형사인 아모레퍼시픽(090430) 영업직원들이 회삿돈을 빼돌리는 횡령이 잇달아 발생하며 내부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지난 13일 이 회사는 사내 감사를 통해 내부 임직원 횡령을 적발하고 이들을 해고했다.

인트라넷에는 아모레퍼시픽 영업 담당 직원 3명이 약 30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해 주식, 가상자산 투자 및 불법도박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공유됐다.

이들은 거래처에 상품을 공급하고 대금을 빼돌리거나 허위 견적서 발행 또는 세금 계산서 조작 등을 통해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회계 감사를 맡은 한영회계법인은 하루 전인 16일 아모레퍼시픽 분기보고서 감사의견 및 핵심감사사항을 ‘해당 사항 없음’으로 표기하며 문제를 회피하는 모양새다.

올해 1분기부터 아모레퍼시픽의 감사인은 삼일회계법인에서 한영회계법인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삼일회계법인이 상품 및 제품 재고자산 평가, 현금창출단위에 대한 손상검사 등을 핵심 감사 사항으로 밝히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을 언급한 것과 대조된다.

한영회계법인은 이번 아모레퍼시픽 횡령과 관련해 아무런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동종업계인 클리오의 영업직원도 회삿돈을 빼돌린 일이 밝혀지며, 화장품 회사들의 미흡한 영업직원 관리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클리오는 지난 3월 말 “회사 영업직원 1인의 횡령 사건이 발생해 인사위원회 조사를 거쳐 해고 조치 했으며 2월 4일 서울 성동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클리오는 작년부터 화장품 대금 1년 치에 해당하는 20억원가량을 횡령한 직원 A씨에 대해 임차보증금 및 은행 계좌 가압류 절차를 밟았다.

클리오에서 판매하는 '페리페라' 틴트 이미지. /클리오 홈페이지

이처럼 영업직원들의 횡령이 가능한 것은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만연한 현금결제 관행, 회계문서 조작으로 인해 또 다른 횡령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는 “영업직원이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우 횡령 여지가 많다”며 “거래처에 현금으로 돈을 받아놓고 본사에 입금하지 않는 카이팅(연날리기) 수법은 지금도 흔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카이팅 수법은 영업직원이 거래처에 정상적으로 돈을 받고, 이를 위에 보고할 때는 대금 기일이 늦춰졌다고 속이는 것이다. 이후 다음 기일에 받은 돈을 밀린 돈을 받은 것처럼 채워 넣는 것이다. 일종의 돌려막기 사기로 알려진 ‘폰지사기’와 비슷한 수법이다.

다만 관리 비용을 투자해 내부회계 관리 시스템을 적용하면 미연에 이와 같은 횡령을 막을 수 있다는 게 김 회계사의 주장이다.

그는 “대금 기일로부터 6개월 이상이 된 채권 및 대금은 법무팀이 관리하도록 바꾼다든지, 영업직 관리 지역을 일정 기간마다 바꿔 이동시키는 방법이 있다”며 “3명이 횡령으로 걸렸다는 것은 회사 내부와 그 업계에서도 공범이 더 있다는 뜻이니 감사 체계를 잘 갖춰놔야 한다”고 말했다.

세무 전문가인 정지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역시 “이번 아모레퍼시픽의 횡령은 오스템임플란트(048260) 사건과 비슷해 보이고, 이런 영업직원 횡령은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며 “할 수 있는 횡령 방법을 총동원 한 것 같은데 내부감사 시스템을 지금이라도 잘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대부분의 횡령액을 회수해 회사의 재무적 피해를 최소화했고 문제의 직원들을 경찰에 고발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임직원들의 자율적인 영업활동을 보장하면서도 불법 행위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구조적인 개선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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