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연차 쓰고 치료 받나" 코로나 막차가 두렵다 [코로나TMI]

왕해나 기자 입력 2022. 5. 17. 15:43 수정 2022. 5. 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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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안정기"VS"격리 해제 시기상조"
화요일 기준 확진자 15주 만에 최저
전주 대비 5.3%↓..사망자도 24.8%↓
전문가들 "시기상조, 재유행 불러올 것"
미국 유행 변이 13건 추가돼 19건
5월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코로나19 선별검사소가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정부가 확진자 격리 의무 해제 조치를 비롯한 일상 회복 ‘안착기’ 전환 여부를 이달 20일 결정하기로 한 가운데, 유행이 안정기에 들어섰다는 의견과 안착기에 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갈린다. 코로나19 확산이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 3~4만 명대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새로운 변이도 계속해서 등장하는 등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3만 5117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나흘 만에 다시 3만 명대로 돌아갔지만 화요일 기준으로는 15주 만에 최저 수준이다. 위중증 환자도 333명으로 전날(345명)보다 12명 줄어 8일째 300명대다. 사망자는 27명 발생해 18일째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20일 중앙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안착기 진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안착기로 전환되면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의무가 사라지고 격리에 따른 생활비 지원은 종료된다. 모든 병·의원에서 코로나19 환자의 대면 진료가 가능하도록 의료 체계가 전환되며 치료비도 환자 본인 부담이다.

정부는 유행이 감소세에 들어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5월 2주 주간 확진자 수는 25만 2402명,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3만 6057명으로 전주 대비 5.3% 감소했다. 신규 확진자 발생은 3월 3주 283만 2000명을 기록한 이후 8주간 지속적으로 줄었다.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수는 250명으로 전주 310명 대비 19.4% 감소, 사망자는 372명으로 전주 495명 대비 24.8% 감소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현재의 환자 감소세는 당분간 조금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언제까지 어느 수준까지 내려갈 것인가는 예측이 어렵지만 당분간 적어도 1~2주 이상은 더 하향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기일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현재 우리 의료체계와 방역대응 역량으로는 주간 하루 평균 10만 명 이내의 확진자 발생 수준 이하라면 큰 문제없이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5월 5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입장을 기다리던 시민들이 게이트가 열리자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재 상황에서 확진자 격리의무를 해제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재유행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전 세계에서 확진자에 대해 격리의무를 해제한 곳은 거의 없으며 미국·유럽 등에서는 5~7일간의 격리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더욱이 국무총리가 공석인데다 새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도 불투명해 안착기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 격리의무 해제를 논하는 것은 굉장히 시기상조”라며 “100명·2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때도 자가격리를 했는데 수만 명 나오는 상황에서 격리의무를 해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 들어서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를 통폐합하고 인사도 다 바뀌는데 체계가 잡히고 논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2급은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인데 정부가 마음대로 격리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라면서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7일 내외 격리기간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변이가 등장하고 있는 점도 위험요소다. 미국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코로나19 오미크론 세부 변이 BA.2.12.1이 전주 국내에서 13건 추가로 검출돼 지금까지 총 19건이 확인됐다. 이 중 2건은 첫 국내감염 사례다. 국내감염자 중 1명은 2차 접종을 완료했고, 다른 1명은 4차 접종까지 마쳤다. BA.2.12.1은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린 BA.2보다 전파력이 25~27% 이상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재유행을 주도하고 있어 이른바 ‘뉴욕 변이’라고도 불린다.

남아프리카공화국발 오미크론 BA.4와 BA.5도 국내 유입됐다. BA.4와 BA.5는 스텔스오미크론보다 빠른 검출 증가 속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단장은 “BA.2.12.1이나 BA.4, BA.5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새롭게 우려변이로 분류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변이 바이러스들이 어떤 경쟁 관계에서 누가 점유하는 관계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우려 변이가 새롭게 등장하는 영향은 아직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5월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출국장이 탑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왕해나 기자 haena07@sedaily.com김병준 기자 econ_j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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