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

칼럼니스트 오재원 2022. 5. 1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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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울 때 꼭 필요한 Q&A] 감기에 대한 올바른 상식과 대처법
콧물이 나오고 코가 막히다 보니 대개 감기로 혼동을 하면서 아이가 감기를 달고 산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감기도 정상적인 아이들이면 일 년에 5~6회 걸릴 수 있는데, 감기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 비인두염으로 대개 5~7일이면 호전되는데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에 의한 질환으로 자주 반복되며 특히 연중성인 경우 일년내내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베이비뉴스

◇ 감기와 비슷한 질환들

1.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비염은 대부분 감기와 가장 많이 혼동하는 질환이다. 이 비염은 계절성과 연중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계절성 알레르기는 꽃가루알레르기가 원인인 경우가 많은데 특히 봄철 알레르기에는 수목류(참나무, 자작나무, 느릅나무, 등), 가을철에는 잡초류(돼지풀, 환삼덩굴, 쑥 등)가 주된 원인이 되며, 구미나 호주 등에서는 잔디에 대한 알레르기가 많지만, 다행히 우리나라에는 잔디 알레르기는 그리 많지 않다. 1년 내내 증상이 있는 연중성 알레르기는 집먼지 진드기나 개나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 등이 주된 원인이 된다.

어린이 10명 중 1~2명이 앓고 있다(2000년 초등학교 유병률 13.5%). 알레르기 비염을 앓는 아이 중 많은 아이가 일반적으로 축농증이라 부르는 만성 부비동염을 앓고 있는데 대개 부모들은 아이가 감기를 달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공해와 생활환경 등에 의해서 점점 나이가 어려져 유치원생 이하 아이들에게서도 알레르기 비염이 많이 발병하고 있어 주의를 필요로 한다.

콧물이 나오고 코가 막히다 보니 대개 감기로 혼동을 하면서 아이가 감기를 달고 산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감기도 정상적인 아이들이면 일 년에 5~6회 걸릴 수 있는데, 감기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 비인두염으로 대개 5~7일이면 호전되는데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에 의한 질환으로 자주 반복되며 특히 연중성인 경우 일년내내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감기는 누런 콧물이 나오는데, 알레르기 비염은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는 경우가 많다. 감기는 기침을 하지만 알레르기 비염은 재채기하거나 코가 자주 가렵다. 감기는 열이 나거나 목이 아프기도 하지만 알레르기 비염은 코가 자주 막히거나 코 막힌 소리를 한다. 알레르기 비염도 오래 지나면 축농증이 생기면서 머리가 아프거나 목이 아프고 발열이 날 수도 있어 감별을 위해 소아 알레르기 호흡기 전문의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2. 기도 이물과 흡인성 폐렴

기도 이물은 돌 전후의 아이들에게서 많이 발생하며 음식을 삼키는 기능이 미숙하여 잘 생긴다. 어린이가 우유나 기름 등을 마시다가 이것이 폐로 들어가 폐에서 흡수되어 흡인성 폐렴을 초래하는 예도 종종 있다. 아이가 갑자기 발작적으로 토할 듯이 기침을 몰아서 하다든지, 기침이 너무 자주 하게되면 꼭 한 번 이물 흡입을 생각하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시기를 놓치게 되면 흡인성 폐렴으로 진행되어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
 
3. 세기관지염

세기관지염은 생후 2세 때까지 영아 천식과 잘 구별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호흡곤란이 있으면서 호흡소리가 쌕쌕거리는 천명이 들리면서 기침을 자주 하는 경우 세기관지염을 일단 의심하게 된다. 세기관지염은 호흡기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여 2세 전까지 대개 1~2번 생기지만 영아 천식은 알레르기에 의해 발병하기 때문에 자주 발병하여 일 년에 몇 차례 반복할 수도 있다. 그래서 생후 2세까지 어런 증상이 3회 이상 반복하면 영아 천식을 꼭 의심해야 한다.

세기관지염 경우 염증이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으면 급성 폐렴이나 다른 기관지염이 발병할 수 있으므로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꼭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영아 천식 경우 60~70%의 부모가 알레르기 천식이나 비염이 있었거나 현재 앓고 있으며 아이가 아토피 피부염이나 알레르기 비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서 꼭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이 무엇인지 찾아내서 이를 회피하거나 알레르기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 소아천식에 대해서는 천식 편에서 상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4. 급성 기관지염과 급성 폐렴

어른과 달리 아이들은 감기에 걸리면 급성 기관지염이나 급성 폐렴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의 기관지는 그 내부 지름이 성인보다 작아서 염증이 생기면 기도가 좁아지게 되고 아이들의 폐포(허파꽈리) 표면적은 어른과 비교해서 그 수가 적어서 염증이 생기면 다른 허파꽈리에서의 보상작용이 덜 일어나게 된다. 또한 아이들은 기관지에 붙어 있는 근육량과 근섬유가 적을 뿐 아니라 기능이 떨어져서 쉽게 피로가 오게 된다. 또한 아이들 기관지 속에는 가래를 만들어내는 점액선이 성인보다 더 많아서 기관지 염증이 있을 때 어른보다 더 많은 가래가 생기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인하여 아이들은 감기 후 급성 기관지염이나 폐렴이 올 수 있으므로 감기 걸린 지 7일이 지나면 꼭 이 질환들을 감별하기 위하여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5. 후두염과 크룹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으로 목소리가 나오는 후두 부위의 염증으로 인하여 호흡이 힘들어 가빠지고, 개 짖는 소리와 같은 기침을 하면서 목이 쉬고 아파하는 경우 감기라고 생각하고 무시하다 보면 위험할 수 있어서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 질환은 대개 늦가을이나 겨울철 건조해지면서 자주 나타나게 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생활하는 공간에 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습도를 잘 맞춰주어야 한다.

6. 소아 결핵

최근에는 출생 후 1달 이내에 BCG 접종을 하므로 이전과 비교해 많이 결핵에 걸리는 경우가 적지만 아직 국내 결핵의 발병률이 높아서 아이가 발열, 기침, 식욕부진 등 감기와 유사 증상이 너무 오래 지속될 때는 의심해보아야 한다. 특히 부모나 가족 중 결핵을 앓아서 아이가 이차 감염으로 결핵이 걸리는 경우가 있어서 혹시 가족이나 보호자 중 결핵으로 진단을 받게 되면 반드시 아이는 결핵 검사를 받아 예방하거나 치료를 받아야 한다.

◇ 환경과 관리

1. 감기에 걸렸을 때 음식과 목욕

감기에 걸렸을 때 식욕이 떨어져 있는 아이에게 억지로 먹이는 것은 좋지 않다. 이는 식욕부진의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조금씩 먹이고 보리차나 과일주스 등을 자주 마시게 하여 수분공급을 충분히 해주는 것이 더 좋다. 일시적으로 토하거나 변비 증상을 보일 수도 있는데 이는 감기가 회복되어 정상적으로 식사를 하면 저절로 사라진다.

2. 가습기 사용에 관하여

실내의 습도가 낮아 기도가 건조해지면 기관지의 섬모운동이 크게 줄어들어 기관지에 이상이 오게 되어 가래를 밖으로 내보내는 능력이 떨어지고 점막에도 손상이 오게 되어 폐렴이나 폐기종 등 다른 합병증이 생기기가 쉽다. 열이 나고 가래가 많은 호흡기질환에는 가습기가 유용할 수 있다.

후두염, 기관지염, 폐렴, 모세기관지염 등의 경우 가래를 묽게 하며, 열도 떨어뜨려 주는 역할을 한다. 기관지 천식의 경우는 찬 습기가 기관지에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사용할 때 따뜻한 물을 이용하는 등의 주의를 필요로 한다.

3. 가습기 주의사항

가습기를 바르게 사용하지 못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가습기에서 분무 되는 물방울이 너무 커서 기관지 깊숙이 못 들어가는 경우

-가습기가 청결하게 소독이 안 된 경우 물방울에 균이 묻어 들어가 역으로 호흡기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가습기에 사용될 물은 항상 끓인 물을 식혀서 사용할 것.

-가습기 물통은 곰팡이 등이 번식하지 않도록 적어도 2일에 1회 이상 철저하게 청소한다.

-너무 많은 수분공급으로 습도가 너무 높아서 폐부종을 유발할 수도 있다.

-머리맡에 놓고 사용할 때 물방울이 환자의 얼굴이나 옷을 축축하게 하여 체온조절이 안되어 감기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가능하면 멀리 떨어져 방안 습도 조절만 되게 한다.

4. 감기를 예방하는 조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밖에서 놀고 왔을 때는 반드시 세수하고, 양치하도록 한다.

-집안에서 부모나 어른들이 흡연을 삼가야 한다. 화장실이나 베란다에서의 흡연도 삼가야 한다. 간접흡연이 직접 흡연보다 더 안 좋다.

-너무 집 안에 있다 보면 햇빛과 운동 부족으로 더 면역성이 감소하여 감기에 더 잘 걸리는 수 있으므로 적당한 시간 동안 바깥출입을 하는 것이 좋다.

◇ 열 내리기

열만을 내리게 하는 것이 좋은 치료는 아니다. 반드시 열의 원인 규명하고, 근본적인 치료가 더욱 중요하다. 열성 경련을 일으키기 쉬운 어린이를 제외하고 열 자체가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발열이 인체 방어에 유리하게 작용하여 백혈구의 식균작용 등을 촉진함으로써 우리 몸에 침입한 병균을 쉽게 제거할 수 있게 한다. 그러므로 무조건 미열을 떨어뜨리려고 해열복만 복용하는 것이 더 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어린 아이에서는 열성 경련을 일으킬 수 있어서 열이 38.3℃ 이상으로 올라가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진료를 받고 그 지시에 따라 열을 떨어뜨리는 치료를 해야 한다.

1. 해열제를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나 약을 쓰지 않고 열을 내리는 방법

-방 온도는 20℃ 정도로 하고 습도는 50~60%로 방 안의 공기를 충분히 환기해 쾌적하게 한다.

-너무 옷을 덥게 싸주는 것도 안 좋지만, 열이 난다고 옷을 모두 벗겨 버리는 것도 좋지 않다. 한기를 느껴 피부가 수축하면 몸 밖으로 열을 발산할 수가 없어 오히려 열이 더 오른다. 겨드랑이로 체온을 재면 열이 떨어져 보일 수 있지만, 항문을 열을 재면 열이 더 올라간다.

-열이 높으면, 수분 손실이 커져 탈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생수나 보리차 등을 먹인다.

-거즈나 수건에 미지근한 물로 배 부위를 제외하고 피부를 골고루 문질러 준다.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체온계를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

2. 해열제 사용

수두나 독감에 의해 열이 발생했을 때는 아스피린 계열의 해열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간혹 아스피린 복용 후 뇌염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라이증후군이 발생할 수도 있어, 이런 경우 아세트아미노펜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칼럼니스트 오재원은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주임교수로서 현재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해외 논문 50여 편과 국내 논문 110여 편을 발표했고, 저서로는 「꽃가루와 알레르기」 「한국의 알레르기식물」 등 10여 권이 있다. 특히 소아알레르기 면역질환 및 호흡기질환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서 학술, 교육, 총무, 국제이사 등을 역임했다. 세계알레르기학회 기후변화위원회, 아시아태평양알레르기학회 화분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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