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새 코인 발행해 네트워크 재건하겠다"..업계 반응은 싸늘
[경향신문]
폭락 사태가 벌어진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스테이블 코인(가치가 고정된 가상화폐) 테라USD(UST)의 발행사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가 테라 네트워크를 재건하기 위해 새로운 루나코인을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권 대표의 제안에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권 대표는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테라 생태계 재생 계획 2’를 알렸다. 테라 블록체인을 복사하는 하드포크(새로운 체인 구축)를 통해 새로운 코인을 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 없는 새로운 테라 블록체인을 만들고 10억개의 새로운 루나를 발행할 것을 제안했다. 기존의 루나 코인은 ‘루나 클래식(LUNC)’로 이름을 바꾼다.
권 대표는 10억개의 새로운 루나는 기존 루나와 테라 보유자들과 필수 앱개발자들에게 배분하겠다고 밝혔다. 테라 블록체인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는 10억개의 새로운 코인을 분배하는데서 빠지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아시아 시간 기준 18일에 해당 제안을 코인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투표에 부칠 계획이다.
권 대표는 앞서 지난 14일에도 10억개의 신규 토큰을 발행해 루나와 테라 보유자에 분배해 테라 네트워크를 재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권 대표의 제안을 현실성이 없다고 여기고 있다. 이더리움을 개발한 비탈릭 부테린은 “폰지사기, 알고리즘, 이자농사 등의 헛소리와 같은 ‘실험’은 멈추라”라고 쓴 글을 인용하며 “이에 대해 강력하게 동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낸스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도 “포크는 아무런 가치를 창조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LFG는 전날 비트코인 313개(930만 달러·119억)를 포함해 남은 자산을 공개했다. LFG는 지난 7일까지만해도 30억달러(약 3조8천550억원) 가치의 8만400개의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었지만, 테라의 페그 이탈을 방어하려는 과정에서 대부분을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LFG는 비트코인 313개와 그 밖의 가상자산을 활용해 테라 사용자들에게 보상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한 때 가상자산 시가총액 순위 10위권 내에 들었던 루나는 1달러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자매코인 테라에서 가격이 1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디페깅(depegging·가치 유지 실패)이 일어나면서 값이 99.99% 폭락했다. 그동안 테라폼랩스는 테라를 1달러로 유지하기 위해 루나로 테라를 사고 팔아 물량을 조정하는 방법을 사용해왔다. 50조원에 이르던 루나의 시가총액은 현재 2조원 수준으로 급감한 상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루나코인 보유자는 28만명, 보유량 추정치는 700억개로 추정된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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