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하는 OTT 시장, 중간광고로 윈윈 효과 얻나?

아이즈 ize 홍수경(칼럼니스트) 2022. 5. 1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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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홍수경(칼럼니스트)

넷플릭스가 올해 4분기부터 광고를 보는 대신 구독료가 저렴한 광고 기반 구독  옵션을 선보인다. 

넷플릭스가 빠르면 2022년 4분기부터 광고 기반 구독 옵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2년 전만 해도 넷플릭스 공동 대표 리드 헤이스팅스는 "스트리밍과 소비자 만족에 초점을 맞추는 단순한 모델"을 강조하며 광고에 대해 거부감을 표했다. 그랬던 그가 지난2022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광고 모델을 검토 중이라고 말해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내부 분석에 의해 2분기 구독 계좌 수가 200만 개가 넘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넷플릭스는 본격적으로 광고 기반 구독 옵션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물론 기존 옵션을 고수하면 어떤 광고도 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물가가 심각하게 오르는 상황에서 더 저렴한 구독료 선택이 가능해진다면 다소 고민이 될지 모른다. 넷플릭스뿐 아니라 티빙, 웨이브, 디즈니 플러스, 왓차 등 여러 OTT를 구독하는 사람이라면 비용 고민을 비켜가기 힘들 것이다.

미국 거대 스트리밍 콘텐츠 플랫폼들이 광고 수익을 적극적으로 껴안고 있다. OTT가 우리의 일상을 장악하기 전 TV를 본다는 것은 '콘텐츠 반, 광고 반' 감상에 가까웠다. 광고는 TV 시청의 일부였다. 이제 광고를 피하려면 두 배에 가까운 구독료를 지불해야 한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보라. 언제부턴가 15분 유튜브 영상을 보는데 네 편 이상의 광고가 등장하면서 프리미엄 구독에 대한 지름을 부추기지 않던가. 날마다 새로운 영상들이 쏟아지는 유튜브의 프리미엄과 유튜브 뮤직을 합친 구독자 수는 지난 9월까지 5000만 명이었다. 유튜브는 광고 및 무광고 구독 수입으로 동시에 수익을 올린다. 한편, 아마존은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였던 Imdb tv를 '프리비(Freevee)'로 리브랜딩하고 본격적인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에 나섰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프라임 회원들에 한해 무료로 제공되거나 유료 구독 서비스인데 반해 프리비는 미국 내에서 누구나 무료로 접근할 수 있다. 프리비 컨텐츠의 70퍼센트는 아마존 오리지널 프로그램이다.

미국 프리미엄 OTT 서비스의 광고 기반 구독 옵션은 새로운 모델은 아니다.  훌루(디즈니), HBO 맥스, 피콕(NBC유니버설), 파라마운트 플러스 모두 저가의 광고 구독 옵션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훌루의 기본 구독 가격은 13달러이지만 광고 옵션을 선택하면 7달러로 저렴해진다.  보통 광고는 도입부와 초반에 한 번 삽입되고, 이야기 전개가 고조되는 후반부로 갈수록 늘어난다. 더욱 공격적인 무료 서비스도 있다. '투비(Tubi)' 사이트에서는 로그인도 없이 유명한 과거 영화들을 무료로 볼 수 있다. 단, 케이블 TV에서 영화를 보는 것처럼 중간 광고가 튀어나온다. 광고 미디어에서 가장 매력적인 콘텐츠는 영화나 드라마보다 라이브 스포츠 중계다. 스트리밍 플랫폼을 보유한 TV  방송국과 아마존은 이미 스포츠 중계권을 점유하며 타 OTT 플랫폼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중간 광고와 스포츠 중계라니, 비즈니스 모델이 바뀐다기보다는 광고를 피해 채널을 돌려대던 전통적인 TV 시청으로 돌아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팬데믹이 끝나가니 몇 년간 잠자고 있던 TV 광고 시장이 기지개를 켠다.

실제로 광고 시장은 OTT로 향하고 있다. 닐슨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내 OTT 시청이 전체 TV 시청의 30퍼센트를 차지하며 점유율에서 최고를 찍었다고 한다. 그 중 1, 2위는 넷플릭스와 유튜브다. 스트리밍 플랫폼의 영향력이 통계로 입증이 되면서 이에 배정될 광고 예산도 증대될 예정이라고 한다. 점점 오리지널 프로그램 경쟁이 격화되는 OTT 시장에서 나날이 늘어나는 제작비를 충당하려면 자금이 필요하고 투자자들을 위한 안정된 수익 구조도 마련해야 한다. 콘텐츠 스트리밍을 위한 기술 개발과 세계화가 정점에 달했고, 이제는 기술보다 콘텐츠가 힘이다. 가능성을 가늠할 수 없는 글로벌 OTT 시장에서는 모든 게 실험이다. 누구도 K-드라마가 OTT 시대의 매력 우위를 점할 거라 예상치 못했던 것처럼, 미국 OTT의 변화하는 환경이 K-드라마와 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메이저 OTT가 광고 수익 모델을 고민하는 동안 칸영화제에서는 또다른 흥미로운 뉴스가 들려온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예술영화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이자 영화 배급사인 '무비(Mubi)'를 통해 북미 및 여러 국가에 배급될 예정이라고 한다. 전세계의 예술 영화를 큐레이션하는 인디 OTT 무비에게 '헤어질 결심'의 북미 극장 배급은 꽤 도전적인 행보이다.  뉴욕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한 주마다 예술 영화 한 편을 예술영화 전용관에서 관람할 수 있는 '무비 고(Mubi Go)'라는 극장 구독 서비스로 런칭하는 등 예술영화 배급 모델을 고민하는 작은 배급사여서 더욱 눈길이 간다.  메이저 OTT가 아닌 배급 모델에서 '헤어질 결심'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까? 어쩌면 예술 영화 배급의 대안을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한국은 여전히 다른 나라를 압도하는 콘텐츠 양과 품질로 콘텐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더불어 한 달에 장르가 다른 드라마 5편 이상을 동시에 선보일 수 있는 다양성이 강화되고 있다. 이 다양성 덕분에 오리지널 제작과 광고 수익 모델 사이에서 숙제를 하는 듯한 메이저 OTT뿐만 아니라 대안적인 예술 영화 배급이 공존하는 포스트 팬데믹 콘텐츠 시장에서도 무난하게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미디어 테크 회사와 컨텐츠 배급 시장이 다변화하는 2022년은 이 수많은 컨텐츠 전쟁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 그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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