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9만 확진' 북한, 지역 통계는 21만.. 8만은 군인 확진?

손가영 입력 2022. 5. 1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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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공개된 지역별 현황, 전체 값과 무려 7~8만명 오차.. 의료자원 부족에 피해 급증 우려

[손가영 기자]

▲ 북한 김정은, 보건·사법 부문에 약 공급문제 질타... 군투입 특별명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의약품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며 강력히 질책했다.
ⓒ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17일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지난 15일 저녁 6시부터지난 16일 저녁 6시까지 하루 동안 총 26만 9510명의 코로나19 신규 유열자(유증상자)가 발생해 지난 4월 말부터의 누적 유열자가 148만 3060여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통계청이 추정한 북한 인구 2537만명 중 5.9% 가량이다.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공개한 이 기간 신규 유열자는 전국 26만 9510명이다. 지난 13~14일(24시간 기준) 29만 6180여명, 14~15일 39만 2920여명 등으로 꾸준히 20만명 이상의 유열자가 보고되고 있다.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17만 460여명은 완쾌돼, 4월 말부터 지난 16일까지 전체 유열자 중 81만 909여명이 완쾌됐고 66만 3910여명은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6명 추가 사망이 보고되며 전국 총 사망자 수는 56명으로 집계됐다.

북한 당국이 확진자가 아닌 '유열자'로 분류하는 이유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진단를 통하지 않고 고열 등 코로나 감염 의심 증상 여부를 기준으로 환자를 분류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7~8만명' 통계 오차, 군인 확진 규모 가능성
 
 지난 16일 조선중앙TV 갈무리
ⓒ 조선중앙TV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지난 16일 조선중앙TV를 통해 9개 도 및 4개 특별시의 유열자 및 확진 현황을 공개했다. 지난 13일 저녁 6시부터 14일 저녁 6시까지 24시간 동안에 한해 집계된 결과다.

그런데 지역별 유열자 합산 값이 총 유열자 값과 상당한 차이가 났다. 사령부는 전국 신규 유열자가 29만 6180여명이라 밝혔으나, 9개 도와 4개 시의 신규 유열자 수를 합하면 21만 8188명이었다. 7만7992명의 오차가 발생했다.

당일 완쾌자도 전국 규모로 발표된 값은 25만 2400여명이나, 지역 별 값을 합하면 21만 4251명으로 3만8149명의 차이를 보였다. 또 현재 치료 중인 환자도 전국 기준은 32만 4550명으로, 지역 별 통계 합인 24만3436명보다 8만1114명이 더 많았다.

오차가 수만 명 수준인 배경으로 북한 당국이 지역 별 인구 통계에 군인 인구를 포함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2008년 북한 인구 총조사에서도 지역 별 인구 합산 값과 총 인구수가 달랐고 관련 결과 보고서엔 '군부대에 거주하는 인구' 포함 여부가 달랐다고 명시됐다.

이날 사령부가 발표한 '악성비루스'(코로나 바이러스) 당일 확진자수는 평양시 4명, 평북도 20명, 황남도 23명, 하남도 30명, 남포시 1명 등 총 78명에 불과하다. 전국 누적 확진자수도 141명이라고 보고됐다.

북한 당국 통계 신뢰 어려워... WHO에도 확진 '0건' 등록

이와 관련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보가 제한적이지만 알려진 내용을 종합할 때 (북한에서) 상당히 많은 수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며 "사회 체계, 방역시스템이 등이 다르기 때문에 평가는 어렵지만, 발생자 대비 사망자 수 등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보고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 코로나 확진자 및 사망자 현황을 공개하는 세계보건기구(WHO) 사이트에도 "2020년 1월 3일부터 지난 16일까지 확진자 0건이고 사망자도 0건으로 북한으로부터 보고됐다"고 적혀 있다.

열악한 보건 시스템이나 주민 영양 상태 때문에 실제 사망자 수는 급증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북한 의사 출신의 탈북민 김성희씨는 지난해 12월 통일연구원 주최 샤이오포럼에서 "진단 진료는 무료이나 약, 수술에 필요한 재료, 심지어 마취제까지 개인이 사와야 한다"며 "의료기기, 수술실, 전기가 부족하며 수술 도구와 수술용 장갑이 부족해 맨손으로 환자를 수술한 때도 있었다"고 실태를 전했다.

지역부터 공장까지 봉쇄... "의약품 전달에 총력"

국가비상방역사령부 관계자 류영철은 지난 16일 조선중앙TV에서 "도·시·군들을 철저히 봉쇄하고 지역별로도 격폐했고 사업·생산·생활 단위들도 다 격폐했다"며 "유열자들을 빠짐없이 찾아서 철저히 격리시켜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전염병이 전파될 수 있는 공간들을 근원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출연한 김형훈 보건성 부상은 "방역 위주의 체계로부터 치료 체계로 확고히 전환해 전주민 집중검병검진을 통해 유열자를 빠짐없이 찾아내 격리 치료시키고 있다"며 "신속히 약물을 내려보내는 사업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17일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특별명령을 받은 인민군대 군의부문에서 강력한 역량을 평양시내 모든 약국들에 긴급 전개해 24시간 봉사체계에 따라 약품공급을 시작했다"며 "16일 하루 동안에 전국적으로 1만 1000여명의 의료일군양성기관 일군들과 교원·학생들이 발열증상자를 찾아내고 대응하기 위한 전주민집중검병검진과 치료사업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통일부 '방역 협력' 접촉... 중국·WHO "지원 의사 있다"

통일부는 지난 16일 코로나와 관련한 방역 협력 남북 실무접촉을 제의하는 통지문을 보내려 했으나 북측이 접수 의사를 밝히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통지문에 코로나 관련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 진단 도구, 마스크 등을 제공하고, 방역 시스템 마련 등의 기술협력도 진행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담았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동지이자 이웃이자 친구로서 중국은 언제든 북한이 코로나19에 맞서도록 전력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고, 이어 13일에도 "북한과 방역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요구에 따라 지원과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남 케트라팔 씽 WHO 동남아시아 지역사무소장은 16일(현지시각) 성명을 발표해 "북한은 아직 코로나 백신 접종을 개시하지 않은 국가이기에 신속하게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바이러스가 대중 사이에 빠르게 퍼질 위험이 있다"며 코로나 관련 정부를 북한으로부터 기다리고 있고 WHO도 북한에 관련 지원을 할 준비가 돼있다고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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