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작스럽게 아내를 떠나보낸 후..박상천 '그녀를 그리다'

신재우 2022. 5. 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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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상천은 아내의 급작스러운 사별 이후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기 위해 시를 쓰기 시작했다.

겨울이 깊어져도 바뀔 줄 모르는 여름 이불로, 단추가 떨어진 와이셔츠 소매로, 김치 얼룩이 지워지지 않는 도마로, 커피 머신으로 양치 컵으로, 아내는 '없음'의 모습으로 시인의 곁에 내내 머문다.

박 시인은 아내가 없어도 뜨끔거리는 통증을 견디며 지하철 계단을 올라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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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그녀를 그리다 (사진=나무발전소 제공) 2022.05.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시인 박상천은 아내의 급작스러운 사별 이후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기 위해 시를 쓰기 시작했다.

겨울이 깊어져도 바뀔 줄 모르는 여름 이불로, 단추가 떨어진 와이셔츠 소매로, 김치 얼룩이 지워지지 않는 도마로, 커피 머신으로 양치 컵으로, 아내는 '없음'의 모습으로 시인의 곁에 내내 머문다. 그렇게 아내의 흔적들에 관한 시가 모여 시집 '그녀를 그리다'(나무발전소)가 됐다.

"당신 없는 집안에서/난 그저 세제의 역할밖엔 할 수가 없어요./햇볕을 쬐지 못한 집안 이곳저곳엔/계속해서 얼룩이 남아 있네요./딸의 마음이나 나의 마음속,/얼룩이 가시지 않듯."

박 시인은 아내가 없어도 뜨끔거리는 통증을 견디며 지하철 계단을 올라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내색하지 않고 참는 시간이 참 오래갔다." 그리고 "차를 몰고 가다가 길가에 세우고 한참을 울기도 하고, 밥을 먹다가 갑자기 울컥하며 목이 메어 한참을 멍하니 있는 때도 많았지만" 그렇게 살다 보니 살아졌다고, 피어나는 꽃들조차 그렇게 싫더니 "그 시간들도 그렇게 지나가고 살다 보니 살아졌다"고 말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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