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80년 5월 뜨겁게 타오른 그들의 봄..뮤지컬 '광주'

이수민 기자 2022. 5. 17. 15: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18 42주년 기념 18일 오후 7시 네이버서 실황 중계
뮤지컬 '광주' 공연사진. (쇼온컴퍼니 제공) © 뉴스1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진실을 진실로 알고 진실되게 행하는 자, 진실 속에 영원히'

5·18 민주화운동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 '광주'는 '님을 위한 행진곡'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기획된 창작 뮤지컬이다. 지난 2019년 초연 이후 올해까지 세 시즌 공연한 이 작품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넘버와 서사를 보완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광주시민들이 무기를 들 수밖에 없었던 과정과 고뇌를 섬세하게 담아 작품에 설득력을 더했고 광주시민들의 투쟁과 희생을 더욱 감동적으로 담아내 42년 전 오월 광주의 아픔을 아름답고도 찬란하게 표현했다.

80년 5월 광주 이야기는 우리가 '다 아는 얘기'다. 보통 사람인 광주시민들은 고장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다 계엄군에 의해 죽고, 살아남은 자들은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리고 40여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그 진상규명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아 여전히 폄훼세력과 맞서고 있다.

작품 속 배우들은 계속해서 '거짓'과 '진실', '거짓과 거짓이 손을 잡는다'고 강조하며 42년이 지난 우리에게 남은 과제를 상기시킨다.

뮤지컬 '광주' 공연사진. (쇼온컴퍼니 제공) © 뉴스1

1막 4번째 넘버 '그 날이 올 때까지'에서 5월16일 전남도청 앞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길었던 유신과 암흑의 시대가 걷히고 자유가 올 것을 갈망한다. 이들은 "봄이잖아" 노래하며 계절을 예찬하고, 사랑과 우정 그리고 꿈을 말한다.

같은 시각 계엄군은 '우리는 편의대' 곡을 부르며 작전명 '화려한 휴가'를 준비한다. 어두운 조명 아래 펼쳐지는 계엄군의 출정가와 환한 빛을 바라보는 보통사람 광주시민들의 희망적인 움직임이 대조적으로 그려져 더욱 애틋함을 전달한다.

1막과 2막에 각각 1곡씩 배치된 익숙한 멜로디의 곡들은 관객들에게 흥과 공감을 이끈다. 광주시민이 하나로 뭉쳐 독재자의 퇴진을 요구하는 '훌라훌라'와 계엄군의 총탄에 의해 도청이 진압된 뒤 살아남은 자들이 부르는 '님을 위한 행진곡'이 그 주인공이다. 관객들은 익숙한 멜로디에 맞춰 가사를 읊조리거나 고개를 끄덕이며 배우들에게 호응하고 작품에 빠져든다.

뮤지컬 '광주' 공연사진. (쇼온컴퍼니 제공) © 뉴스1

작품 후반부, 40여 년이 흐른 어느 날 작전에 투입됐던 505부대 편의대원 박한수(배우 신성민)는 언론 인터뷰에 응하고 진실을 털어놓는다. 그는 당시 광주시민들은 '보통의 시민'이었으며 군이 과잉진압했음을 고백한다.

진실을 고백한 계엄군을 용서라도 한 듯 커튼콜을 받은 배우들은 무대에 올라 '투쟁가'를 부르며 그를 맞이한다. 특히 실제인물 윤상원 열사를 모티브로 한 야학교사 윤이건(배우 이지훈·조휘)이 앞장서 박한수를 끌어안는 모습에서 관객들은 환호를 보낸다.

커튼콜 투쟁가를 부를 때 단연 눈에 띈 것은 야학생 장삼년 역의 배우 원우준이다. 그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무대 좌측에서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쥔 채 목에 핏대를 세우고 울부짖은 듯 노래하는 원우준의 생생한 연기는 관객들을 80년 5월 그때의 광주로 데려다 놓고 그 여운에서 헤어날 수 없게 한다.

뮤지컬 '광주' 공연사진. (쇼온컴퍼니 제공) © 뉴스1

뮤지컬 광주의 세번째 시즌은 지난 4월15일부터 5월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23차례 올려졌다. 본고장 광주에서 다시 무대를 열어 지난 14~15일 4차례에 걸쳐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공연했다.

배우 이지훈, 조휘를 비롯해 신성민, 문진아, 김나영, 김아영, 김은숙 등 35명 배우들이 출연했고 13인조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선율과 멋진 하모니를 선사하며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아쉽게 이번 시즌 공연을 놓친 관객들을 위한 선물도 있다. 뮤지컬 '광주'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공연 실황 영상을 중계한다. 실황 영상은 오는 18일 오후 7시, 네이버 NOW와 네이버 TV를 통해 전 세계에 감동을 전한다.

해당 방송은 지난 1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린 이번 삼연의 공연(4월27일 공연 회차)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윤이건 역에 배우 이지훈, 박한수 역에 정동화, 정화인 역에 문진화, 문수경 역에 최지혜가 연기한다.

breat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