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성공적 '디지털플랫폼 정부'를 응원하며

이강찬 ETRI 지능정보표준연구실장

지난 2007년 스마트폰이 출시된 이후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은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고 기업이나 조직의 업무 역량을 향상시켰다. 또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그 한계를 알 수 없을 만큼 발전하고 있다. ICT 혁신에 필수 불가결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데이터(Data)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데이터산업현황조사'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의 데이터산업 시장 규모는 20조 원이 넘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3.3%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성장 동인은 디지털 대전환과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자원인 데이터 자원 확대를 위한 데이터 댐,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 등 주요 사업을 통해 데이터 산업 시장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흔히, 데이터를 '21세기의 원유'라고 비유하며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원유는 복잡한 증류, 탈황, 분해, 개질 등 석유정제 공정을 거친다. 이후 휘발유·경유·중유·윤활유·항공유 등 석유제품이 만들어진다. 데이터의 경우도 유사하다. 석유정제 공정처럼 데이터를 수집하고 저장하며 분석한다. 그리고 데이터가 변환되는 과정에서 효과적인 데이터 처리 및 빠른 속도가 진정한 ICT 혁신에 의한 21세기 디지털 경제를 가능케 한다.

지난주 출범한 새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는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이다. 데이터 연결성을 강조하고 있다. 데이터 융합으로도 일컬어지는 데이터 연결은 서로 다른 목적으로 생성된 데이터를 연결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데 이용된다. 일례로, 지도 데이터와 카드 데이터, 코로나 발생 지역 데이터들을 연결해 지역별로 코로나가 발생했을 때 물품 구매에 대한 현황을 시각화할 수 있다. 이는 개별적인 데이터만으로 알 수 없었던 내용을 데이터 연결을 통해 사용자에게 새로운 정보를 전달해준다.

그러나 데이터 연결을 위해서는 고민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첫째, 데이터들이 표준화되지 않으면 데이터를 연결할 수가 없다. 특히, 주요 연결 데이터 속성은 표준으로 만들어 데이터 생성자가 표준에 따른 데이터 제공을 해야 비로소 연결이 가능하다. 데이터 표준화는 데이터 생산자와 이용자, 가공자들의 데이터 생태계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데이터 연결을 위한 핵심 요소인 셈이다. 둘째, 데이터 연결 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및 사용자 불편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데이터 연결을 통해 숨어있는 가치를 찾아낼 수 있는 반면, 원치 않은 정보가 찾아지는 문제점도 있다. 즉 데이터 연결의 부작용이나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이 없어야 한다. 따라서 모든 데이터를 연결하는 것보다는 문제를 정의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데이터 연결을 추구해야 한다.

셋째, 데이터 연결을 위해서는 데이터의 품질이 보장돼야 한다. 데이터 품질은 데이터에 대한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데이터의 특성으로 인공지능 또는 이를 활용하는 ICT 서비스의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고려사항들은 원유에서 석유를 추출하는 석유정제 공정과 같이 데이터 연결을 위한 일련의 공정에서 단계별로 확인해봐야 할 사항이다.

ICT를 기반으로 산업 전 분야에서 디지털 대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데이터는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는 주요 원동력 중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데이터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확인되고 있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들은 생산성이 5-6% 향상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는 데이터를 개방하고 데이터를 쌓아놓는 데이터 댐에 주력했다. 그러나 석유정제공정과 같이 단계별로 데이터 처리를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고민해야 할 부분들이 선결돼야 하며 특히, 표준화된 방법으로 데이터 생성, 처리, 활용을 해야 데이터가 연결되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플랫폼 정부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