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만 막대한 보너스? 안돼"..테크기업 주주들, 보상 패키지 반대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2022. 5. 1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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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 경영진들에게 주는 보상 패키지에 주주들이 반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거시 경제가 악화되고 회사 주가가 급락하면서 테크 기업 경영진들만 막대한 보너스를 챙기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지난 3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상원 청문회에서 팻 겔싱어 인텔 CEO가 한 손에 반도체를 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인텔은 16일(현지시각) 팻 겔싱어 CEO에게 1억7860만달러(2280억원)를 지급하는 것을 포함해 최고 경영진에게 주는 보상 패키지가 주주들에 의해 거부됐다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했다. 인텔 전체 주식의 34%를 차지하는 주주들이 투표했는데, 임원 보상 패키지에 반대하는 측이 17억8000만표, 찬성하는 측이 9억2120만표를 얻었다.

이 투표는 구속력이 없는 참고사항일 뿐이지만, 주주들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중요 척도다. 팻 겔싱어 CEO는 작년 2월 취임한 후 인텔을 재건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팻 겔싱어의 전략에 따라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하고, 미 애리조나와 유럽에 생산 공장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인텔 주가는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16일 기준 인텔 주가는 43.08달러로, 올 1월 53달러 수준보다 19% 낮다. 인텔은 “투자자들의 피드백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그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인텔뿐만 아니다. 최근 들어 최고경영진의 보상 패키지가 과도하다고 반대하는 주주들의 움직임은 거세지고 있다. 작년 4월 미 통신사 AT&T 주주들도 임원 보상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올 2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애플의 팀 쿡 CEO 보상안이 과도하다며 애플 주주들에게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주주들은 찬성표를 던졌다. ISS와 글라스루이스는 또 최근 아마존 경영진의 급여 패키지를 일괄 삭감할 것을 요구했다. 행동주의 투자자 그룹인 애즈유소우에 따르면 작년 16개 회사에서 주주들에 의해 경영진 보상 패키지가 거부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투표는 구속력이 없는 상징적 조치지만 흔들리는 테크 기업 주가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을 나타내는 직접적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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