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천공으로 태아의 생명을 위협하는 태변 복막염[경희대병원 명의토크]

최용성 과장|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2022. 5. 1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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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최근 타병원에서 37주 산모의 배가 뭉치고 산통이 점점 심해져 분만이 시급했고, 그 상황에 태아가 거꾸로 서 있어 응급 제왕절개술을 실시해야 했다. 게다가 태아는 장의 특정한 부위가 막혀 장 천공이 발생되어 태아 복막염까지 진행돼 태어나자마자 배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경희대병원으로 전원이 긴급하게 돼 산부인과, 신생아 전문 소아청소년과, 소아외과 진료팀들이 협진으로 수술을 포함한 원스톱 치료를 신속히 진행했다. 현재 아기는 건강히 퇴원한 상태로 주기적인 추적관찰을 진행하면서 아기가 지속적으로 건강히 성장하는지 체크하고 있다.

태변 복막염은 태아 시절에 장의 천공이 발생되는 것으로 그 원인은 다양하다. 태변 장 폐색, 태아의 장이 태내에서 꼬이는 장 염전, 태아의 장 일부분이 선천적으로 막혀 있는 기형인 선천성 장 폐색, 복막 내에서 조직이 실타래처럼 발생해 장을 묶어 버리는 복막 밴드, 선천성 탈장 등이 그 원인이다. 태아 기간에 장 천공이 일어나면 태변으로 인해 태아의 복부에서 복막염이 발생되는 것으로 산모도 모르게 조용히 진행되기 때문에 산부인과 전문의의 정기적인 산전 진찰이 중요하다.

태아 복막염이 발생되면 산부인과 교수는 태아 상태를 판단해 응급 제왕절개술을 포함한 분만계획을 수립하고, 신생아 전문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저혈압을 동반한 패혈증 여부와 호흡 문제를 체크하는 등 아기의 입원치료의 전반적인 치료를 진행한다. 또한 소아외과 교수는 복강 안에서 장 천공을 일으킨 부위를 찾아내고 이를 교정한 후 필요 시 장 절제와 재문합술을 시행하기 위한 신속한 준비와 수술을 실시한다. 특히, 매우 작은 신생아의 복강 내의 유착을 치료하고 오염된 태변을 깨끗이 정리해 내는 것까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용성 과장


지 꼼꼼히 신경써야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꼭 당부드리고 싶은 점은 산부인과 정기 검진 중에서 산전 초음파를 통해 아기 복부에 복수가 차 있거나, 태변이 복강으로 빠져나와 발생한 석회화 등이 발견되어진다면 지체 없이 신생아 전문 소아청소년과, 소아외과, 산부인과의 협진팀이 구비된 병원으로 방문해 신속한 치료계획을 수립하고 진료받으시길 조언드리고 싶다. 다만 수술이 잘 된 아기는 치료 후 예후는 매우 좋은 편이라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나 치료가 모두 끝난 후에도 주기적인 진료를 통해 아이의 영양상태와 성장을 지속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모든 신생아는 많게는 3~4% 정도에서 사소하거나 큰 출생 기형을 갖고 있다. 즉, 연간 약 1만 명 정도가 선천성 기형에 대한 치료가 필요한 것인데 전국에 분만이 가능한 150개의 병원 중에서 산부인과, 소아외과, 신생아 전문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을 모두 보유한 병원은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경우엔 전국에 250개가 넘는 센터에서 어린이병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낮은 소아 수가와 운영의 어려움으로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어린이병원이 아니더라도 유기적인 의료체계를 구비함으로써 안정적인 진료 지원을 기반으로 산모와 아기가 정상적이고 건강히 자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의료환경 마련이 시급하다. 태아에 문제가 생긴 산모는 이로 인한 걱정과 심적 고통이 심하고 아기에 대한 일종의 죄책감마저 갖고 있기 때문에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정서적 지원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용성 과장


한편 경희대병원은 소아청소년과를 중심으로 외과, 신경외과, 안과, 영상의학과, 성형외과, 흉부외과 등 다학제 진료가 이뤄질 수 있는 통합 협진팀이 구성돼 있다. 구체적으로 선천성 거대결장증, 선천성 폐쇄항문, 선천성 십이지장 폐쇄, 선천성 소장 폐색증, 선천성 태변 복막염, 선천성 횡격막 탈장, 장관 염전(창자 꼬임), 선천성 낭종성선양폐기형, 선천성 기관지식도샛길, 선천성 식도폐쇄, 선천성 서혜부탈장, 태아 수신증, 선천성 방광-요관 역류증, 서혜부 탈장, 선천성 고환 염전, 뇌실 복막 우회로 수술, 선천성 동맥관 개존증, 미숙아 망막증 수술 등에서 단 한 건의 실패 없이 아기를 건강하게 퇴원시킨 우수한 치료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전국 평균 대비 높은 미숙아 생존율 및 낮은 합병증 발생율을 보인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최용성 과장|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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