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성·샤토·농촌..자연속에서 신성로마제국을 찾다

2022. 5. 1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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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제국의 '문턱'이라는 뜻의 프라하에서 출범한 신성로마제국은 로마의 후계자임을 천명한다.

나중에 제국의 중심이 비엔나로 넘어가지만, 작은 체코가 당대 유럽 문명의 정수만을 골라 '전 국토의 럭셔리화'를 어느정도 완성한 뒤였다.

체코에는 옛성과 샤토 외에 청정자연 속 농촌 체험, 캠핑, 온천 명소도 많다.

이 성은 19세기 알로이스 2세 왕자가 여름철, 오스트리아-체코 제국 수도인 비엔나와는 별도의, 귀족 모임, 무도회, 축하연을 여는 별궁 목적으로 단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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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자연 에코여행의 결정판 '체코'
인구 1000만 청정자연 속 옛 성이 2000개
레드니체성, 유럽 '하이퀄리티 낭만주의' 진수
체스키크룸로프 왕족-귀족 가면무도회 눈길
'프라하 베니스' 체르토프카, 존레논 벽 연결
승마체험 농촌·글램핑·온천 뉴노멀템 즐비
유네스코 세계유산 온천도시 카를로비바리

유럽제국의 ‘문턱’이라는 뜻의 프라하에서 출범한 신성로마제국은 로마의 후계자임을 천명한다. 나중에 제국의 중심이 비엔나로 넘어가지만, 작은 체코가 당대 유럽 문명의 정수만을 골라 ‘전 국토의 럭셔리화’를 어느정도 완성한 뒤였다.

인구 1000만명에 불과한 체코엔 무려 2000여개의 성(城)과 샤토(귀족저택, 별궁)가 자연과 어우러져 있다. 체코에는 옛성과 샤토 외에 청정자연 속 농촌 체험, 캠핑, 온천 명소도 많다. 옛성과 농촌의 공통점은 친자연 에코여행이라는 ‘뉴노멀’템이라는 것이다.

레드니체 성

▶모라비아 레드니체=동부지방 모라비아는 동아시아와의 교류가 많아 사람들의 외모, 음식문화에서 우리와 닮은 구석이 있다. 하지만 온실, 미로형 수목, 화원 등과 어우러진 레드니체 성은 유럽 ‘하이 퀄리티 낭만주의’의 진수가 모아진 곳이다.

연못과 희귀한 물새, 계절마다 바뀌는 꽃으로 장식된 유럽정원, 60m 높이 터키 양식의 첨탑, 태양신 아폴로 신전이라고 불리는 전망대, 존스캐슬이라 불리는 낡은 건축물의 인위적 배치 등으로 꾸몄다. 이 성은 19세기 알로이스 2세 왕자가 여름철, 오스트리아-체코 제국 수도인 비엔나와는 별도의, 귀족 모임, 무도회, 축하연을 여는 별궁 목적으로 단장했다. 비엔나의 영향을 받고, 다른 서유럽 문화를 접목한 성이다.

체스키크룸로프 성 가면무도회 그림

▶체스키 크룸로프=체코의 고성 중 두번째로 큰 체스키크룸로프 성은 넓고, 예술적인 가치도 크다. 동유럽 여행때 빠지지 않는 필수코스. 16세기 루돌프2세 내각에서 인본주의 정치가이자 학자, 폴란드 국왕 후보에 올랐던 빌렘 로즘베르크가 이탈리아 르네상스 정신에 매료되어 이를 모토로 예술적 리모델링을 했다고 한다.

재산이 막대한 만큼 성을 단장하는데 돈을 아끼지 않았고 뭐든 호화롭게 지었다. 이 궁전은 남부 보헤미아의 건축과 문화, 역사에도 영향을 준다.

가면무도회로 대표되는 사교의 중심이 된 때는 왕자 요세프 아담 슈바르첸베르크가 주인이던 시절이다. 창의성과 예술적 감각이 뛰어났던 그는 비엔나 왕궁의 화려함에 견줄만한 건축양식과 다양한 용도의 장소를 만들어 예술가, 상인, 정치·경제 로비스트 등이 들끓는 도시로 만드는데 일조했다.

존레논의 벽

▶ ‘프라하의 베니스’, 체르토프카궁과 쇼팽궁=체르토프카는 프라하성 동편 블르타바강 안 캄파섬 안에 있다. 강 서쪽 육지면과 닿을랑 말랑 한데, 좁은 수로가 아슬아슬하게 섬으로 만들었다. 이 좁은 수로의 모습이 흡사 이탈리아 베니스를 닮아 ‘작은 베니스’라 불린다.

수로의 물레방아 다리는 성과 ‘존레논의 벽’을 연결시킨다. 존레논의 벽엔 전쟁없는 평화를 기원하는 시들이 적혀 있고, 이 역사적인 벽에, 한글로 된 사랑고백 낙서도 어김없이 보인다.

카를교와 레기교 사이에 있는 캄파섬 남동쪽 이웃, 슬로반스키섬은 쇼팽궁을 품고 있다. 비엔나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피아노의 시인’ 쇼팽은 이곳에서 열린 연주회를 통해 엄청한 인기를 얻으며 유럽스타로 떠올랐다.

즈비로흐 샤토

▶즈비로흐 샤토=체고 중서부, 프라하 남서쪽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즈비로흐 샤토는 12세기 말 기록에 의하면, 가장 오래된 체코 귀족 저택이다. 나중에 이곳은 카를 4세 황제, 룩셈부르크 지기스문드, 루돌프 2세 황제가 소유했던 곳으로 ‘세 황제의 샤토’란 별칭을 얻었다. 아르누보 예술양식의 개척자 알폰스 무하와 가족이 즈비로흐에 머물며 많은 작품을 구상했다. 이 샤토 내 펍 갤러리엔 무하의 족적이 남아있다.

예슈테트숲 트리하우스

▶농촌체험, 캠핑, 수상가옥, 트리하우스=농촌과 캠핑장도 옛성 부럽지 않다. 모라비아 산맥 기슭 베스키디에는 가족 바이오팜 체험을 할 수 있는 멘시크 농장 숙박시설로 유명하다. 남부 브르노와 체스키크룸로프 사이, 텔치 주변 농가엔 약 400년 간 꿀벌과 양을 키우며 같은 자리를 지켜온 투리스타텍 야보르지체 베르호트체 양봉체험마을이 있다.

모라비아 동쪽끝 모라브카에 있는 이즈다르나 농촌펜션은 여름에 승마를 하고 겨울엔 썰매를 탄다.

▶자연속으로=캠핑 그램핑 장소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홀라쇼비체 마을 인근 도브치츠케 리브니치키가 최고로 꼽힌다. 테라스에서 바로 낚시를 할 수 있으며, 숲속 와인 한잔, 일광욕 등을 즐긴다.

체코 제2도시 브르노 남쪽 체이코비체엔 수상가옥이 있고, 북부 리베레츠 근교 예슈테트 숲에는 동화에서나 나올법한 트리하우스가 있으며, 프라하 남서쪽 브르디 언덕엔 캠핑촌이 형성돼 있다. 남부 보헤미아 흘룸 마을엔 유목민의 게르를 닮은 천막집 유르트(Yurt)도 있어 동양인들에게 친근감이 느껴진다.

팬데믹 중에도 카를로비바리 등 유네스코 유산 치유온천여행지, 크리스탈밸리 등 지속가능 여행지를 발굴한 체코는 세계여행협회(WTTC) 안전여행 인증을 획득했다. 한국인은 어떤 서류도 없이 입국할 수 있다.

프라하=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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