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파괴적 불평등 야기하는 자본권력의 언론장악

CBS노컷뉴스 문영기 논설위원 2022. 5. 1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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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자본권력의 언론장악
극소수 자본권력의 언론장악은 혐오와 차별 양극화 부추겨
우리 사회 역시 유튜브 통한 가짜뉴스 유통같은 심각한 부작용
정화기능은 사용자인 사회 구성원들이 만들어내야
연합뉴스

우주여행을 현실화하고 전기차를 일반화한 일론 머스크는 미국을 상징하는 프로티어 정신의 집약체다. 꿈을 현실로 만들어버린 그의 추진력과 사업수완은 이제 자신의 영향력 확대로 뻗어가고 있다.

가입자 수가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정치인과 기업인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트위터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때문에 '악명'을 떨쳤다. 자신의 정치행위를 정당화하고 여론 조성을 위해 트위터를 이용한 트럼프는 자신의 추종자들을 선동하고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수단으로 악용하기도 했다.

대선에서 낙선한 트럼프는 지난해 1월 과격한 지지자들을 국회의사당에 난입하도록 사실상 유도하고 방치했다. 미국 민주주의의 파괴행위로 일컬어지는 의사당 난입사건으로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은 영구정지됐다.

연합뉴스


소셜미디어의 위력의 체감한 트럼프는 트위터 계정이 정지되자 아예 소셜미디어 회사를 설립했다. 어처구니없지만 이 회사의 이름은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이다. 하지만 트루스 소셜은 설립한지 몇 달이 지나도록 계정을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다.

머스크는 막대한 금액을 주고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지된 트럼프의 계정을 복구하겠다고 공언했다.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돈을 벌어들이는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가입자를 늘리고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를 완화할 수밖에 없다. 이는 트럼프가 실증적으로 보여줬듯이 공공성은 외면하고 가짜뉴스 유통 같은 부작용을 방치하겠다는 의미나 다름없다. 위험한 자본권력이 언론과 공론의 장을 장악하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연합뉴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는 지난 2013년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신문매체인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했다. 2016년 대선 기간동안 트럼프의 나팔수를 자처한 폭스뉴스는 미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소유다.

문제는 이런 자본권력이 언론과 공론의 장을 장악할 경우 공공성과 공익성은 점점 배제된다는 점이다. 2016년 미국 대선이 대표적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등 각종 SNS를 통해 퍼진 가짜뉴스는 트럼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하기로 했다'는 대표적인 가짜뉴스다. 하지만 대선기간 내내 만들어진 가짜뉴스는 막강한 여론을 형성했고, 결국 정치지형의 변동까지 이끌어냈다.

우리 사회도 이런 불편한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유튜브 같은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은 언론 공급자와 수용자의 구분을 없애면서 누구든지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과 의사를 뉴스의 형태로 전달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유튜브는 이제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뉴스매체로 자리매김했다.

연합뉴스


하지만 유튜브에서 쏟아지는 이른 바 '뉴스'는 검증되지 않은 소문을 여과 없이 사실인 것처럼 쏟아내고 있고, 각종 혐오와 차별의 험악한 언어들로 채워지고 있다.

수익이 최우선인 자본권력에게 도덕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소유하고 있는 언론과 SNS는 공공성을 지닌 언론기관이 아니라 정보를 유통시키는 돈벌이 수단이다.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페이스북이 청소년에게 정서적으로 유해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방치했다는 내부 폭로는 이런 사실을 입증한다.

또한 급격히 우경화하고 국수주의적인 경향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추세와 맞물려 언론과 SNS에서는 성 소수자나 인종, 이민자 등 약자들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넘실대고 있다. 이는 심각한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는 자본권력의 언론장악을 상징한다. 그리고 이런 극소수 자본의 권력집중은 혐오와 갈등, 양극화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이 거대한 파도는 도저히 어찌 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사실이 우리를 무력하게 만들지만, 그래도 이 플랫폼의 사용자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은 여전히 바꿀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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