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적 가치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박임근 2022. 5. 1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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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80개국의 동전 1천여개를 수집한 임종현(74)씨가 전북 완주군에 동전을 기증했다.

임씨는 지난 16일 오후 완주군청에서 열린 기증식에 참석해 동전 1086개가 담긴 책자(바인더) 6권을 전달했다.

책자 안의 메모지에는 임씨가 직접 수기로 적은 일련번호와 동전의 원료, 발행연도까지 체계적으로 기록돼 있다.

완주군은 임씨의 동전을 많은 이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삼례문화예술촌에 '세계 화폐전' 개관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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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현씨, 세계 80개국 동전 1천여개 완주군에 기증
옛 소련 동전.

세계 80개국의 동전 1천여개를 수집한 임종현(74)씨가 전북 완주군에 동전을 기증했다.

임씨는 지난 16일 오후 완주군청에서 열린 기증식에 참석해 동전 1086개가 담긴 책자(바인더) 6권을 전달했다. 그는 “취미를 갖고 애정으로 모아온 만큼 동전들이 금전적 가치보다 더 큰 의미로 많은 이들에게 공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1895년에 발행한 대한제국 주화.

그는 1976년 1월 해군 부사관으로 제대한 뒤 돈을 벌기 위해 외항선을 탔다. 이를 계기로 세계 각국을 둘러볼 수 있었고, 1977년부터 5년 동안 여러 나라를 돌면서 취미로 모은 동전이 수북이 쌓였다. 선원들 사이에서는 ‘동전 수집광’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가 모은 동전은 1920년대부터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을 담고 있다.

임씨는 나라별, 발행 연도별로 나눠 책자로 정리했다. 1권에는 알제리와 아르헨티나, 호주, 벨기에, 브라질, 캐나다, 칠레, 중국 등 15개국 동전 163개가 잘 정리돼 있다. 2권에는 덴마크와 도미니카, 이집트, 프랑스, 영국 등 5개국 동전 127개를 담고 있다. 특히 6권에는 흔히 보기 어려운 옛 소련의 동전을 포함한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미국, 우루과이 등 5개국 동전 119개를 보여준다.

수집가 임종현씨의 동전 기증식이 지난 16일 오후 전북 완주군청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신국섭 군 행정복지국장, 임종현씨, 임씨 지인 박헌용씨, 김성명 부군수의 모습. 완주군 제공

책자엔 국가이름이 알파벳순으로 정리돼 있다. 책자 안의 동전은 보존을 위해 낱개로 비닐포장 돼 있다. 책자 안의 메모지에는 임씨가 직접 수기로 적은 일련번호와 동전의 원료, 발행연도까지 체계적으로 기록돼 있다.

세계 각국의 동전은 화폐 단위처럼 크기와 내용이 모두 다르다. 지름 1.7㎝에서 최대 4㎝까지 다양한 동전에는 주로 인물이나 동식물이 새겨져 있다. 1869년 발행된 지름 3㎝의 그리스의 청동 동전은 색깔이 변색해 150여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1895년에 발행한 대한제국의 동전도 시커먼 색이 뒤덮어 내용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다.

그리스 동전.

1931년에 발행된 옛 소련의 동전은 지름 2.3㎝에 알루미늄 청동 재질이다. 소비에트연방공화국의 상징 ‘CCCP’의 글자가 굵게 새겨진 동전도 있다. 페루에서 1977년에 발행된 청동 재질의 동전에는 화폐 단위를 보여주는 솔(SOL) 옆에 동물이 양각돼 있다. 터키의 오랜 동전에는 전통 모자를 쓴 인물이 새겨져 있다.

임종현씨가 기증한 책자의 동전 기록들.

완주군은 임씨의 동전을 많은 이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삼례문화예술촌에 ‘세계 화폐전’ 개관을 검토 중이다. 한국은행의 화폐박물관을 본떠 기증품의 세부 관리와 활용 계획도 수립할 방침이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기증받은 동전들은 군의 문화예술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증한 취지에 맞도록 전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종현씨가 기증한 책자에 있는 세계 각국 동전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사진 완주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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