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부총리·韓銀총재 회동, 경제난 돌파 정책공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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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취임 후 첫 양자회동했다.
재정과 성장정책을 총괄하는 경제부총리와 통화, 물가를 책임지는 한은 총재는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도록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대로라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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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취임 후 첫 양자회동했다. 재정과 성장정책을 총괄하는 경제부총리와 통화, 물가를 책임지는 한은 총재는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도록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거를 의식하는 정치권력의 포퓰리즘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견제와 균형, 독립의 원리가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시와 전시(戰時)의 상황은 달라야 한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발 공급망대란 등으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신(新)3고’ 악재가 닥친 작금의 경제난을 돌파하려면 견제보다 공조의 가치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두 사람이 “엄중한 상황을 맞아 좋은 정책조합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은 다행스럽다.
지금은 온 세계가 인플레 공포에 휩싸여 있을 정도로 고물가가 ‘발등의 불’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고 중국에선 주요 도시가 봉쇄되면서 공급망 차질이 심화했다. 여기에 세계적인 가뭄과 홍수 등으로 식량 생산은 줄어들 전망이다. 이대로라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다. 한은 이 총재가 애초 입장을 바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이상 올릴 가능성을 언급한 배경이다. 한·미 간 금리 차 역전을 막으려면 우리도 ‘빅스텝’ 카드를 배제해선 안 된다. 물가·환율 관리와 외국인 자금이탈을 막으려면 선제적 대응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금리인상 직격탄을 맞을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이다. 2금융권 고금리 부채를 은행 대출로 전환해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채무 재조정이 선행돼야 한다. 현재 적자 상태로 177조원의 빚을 안고 있는 자영업자들에 대한 채무 상환 연착륙 대책도 준비해야 한다.
정부가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36조4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적자 국채 발행없이 추가 세수, 지출 구조조정으로 마련키로 한 것은 그나마 잘한 일이다. 정부 지출 중 취약계층 현금 지원과 같은 이전지출은 물가에 영향이 가장 작다. 고물가·고금리의 여파에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 계층이 소상공인인 만큼 추경안의 신속한 국회 통과가 중요하다.
조기에 물가 불안심리를 잡지 못하면 물가 상승 기대심리가 고착화되고 결국 경기침체에도 물가는 지속적으로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늪 속에 빠질 수 있다. 정부, 가계, 기업 할 것 없이 모두에 고통이다. 금리 인상은 일반적으로 경기둔화라는 부작용을 수반하므로 이를 최소화할 강도와 타이밍을 찾아야 한다. 새 경제팀과 한은의 정교한 정책 조합이 그래서 더 절실하다. 경제난 돌파에 ‘원팀’이 돼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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