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이코노미] 디지털경제 시대 경쟁우위 핵심자산은 '브레인'..인적자원 수요·공급에 관한 구조적 문제 점검해야
디지털업계를 리드하는 핵심 분야에서 노동 공급의 부족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제조업 시대의 핵심은 대규모 생산이었다. 공장이 좋은 일자리와 높은 소득을 창출하는 장소였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로 접어든 오늘날, 제품 생산에는 가치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좋은 일자리와 월급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지식 그리고 기술에서 창출된다. 연구와 인적 자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이유다.
많은 정책적 관심이 단기적인 이슈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음 분기의 경제 상황, 이달의 고용지표 등이 그것이다. 단기적 이슈는 긴급하지만, 장기적 문제에 비해 중요성이 낮다. 장기적 이슈야말로 사람들의 생활 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래에 대한 구조적인 과소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연구개발(R&D) 투자로 대표되는 지식 전파가 대표적이다. 생산적인 비판을 위해서는 지식 전파의 본질적 특성에 주목해야 한다. 지식 전파는 활발해질수록 발생하는 이득의 일부가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조자가 아닌 다른 주체에게 흘러들어간다.
애플의 아이패드는 출시 당시 성공 여부에 대한 위험 부담을 안고 있었다. 2010년 1월 앨 고어를 비롯한 여론 주도층 인사, 언론인을 대상으로 아이패드를 공개했을 때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덩치 큰 아이폰인데 전화 기능이 없다고 놀려대기까지 했다. 하지만 출시 직후 세계적인 호응을 받았고, 경쟁사들은 즉각 아이패드 변형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본질적으로 경쟁사들은 애플이 짊어진 위험 부담에 따른 정보로 이득을 본 셈이다. 문제는 다른 경쟁사들이 가져가는 이득이 커질수록 아이디어 창조자들은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낼 유인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정부가 혁신가들에게 충분한 보조금을 지급해야 하는 이유다. 혁신에 대한 투자는 기업에 사적 수익을 안겨주지만, 다른 기업을 이롭게 하는 사회적 수익의 공급원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인적 자원과 임금 격차
오늘날 인적 자원의 문제는 임금 측면에서 자주 언급된다. ‘불평등’으로 포장된 임금 이슈는 상위 1%와 99%의 격차 문제로 종종 거론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보통 사람들 사이의 임금 격차다. 임금 격차 문제의 핵심은 수요와 공급의 구조적 문제에 있다. 구체적으로 노동 수요의 증대와 공급의 둔화가 원인이다. 클라우디아 골딘 하버드대 교수는 저서 《The Race between Education and Technology》를 통해 20세기의 수요와 공급 간 경주를 분석했다. 그 결과 공급이 대부분의 기간에서 수요를 앞질러 임금 불평등이 억제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40년에 걸쳐 수요가 우세했으며 불평등은 폭발적으로 커졌다. 대학 졸업 비율로 측정한 미국의 인적 자원 공급 둔화는 남자의 경우 확연했다. 1980년부터 오늘날까지 젊은 백인 남성(25~34세)의 대학 졸업 비율은 22%에서 26%로 거의 일정한 반면 기술 발전과 세계화, 제조산업에서 지식산업으로 이행되면서 숙련 노동자에 대한 수요는 폭발했다. 인적 자본을 원료로 구동되는 경제로의 변화가 수요 증가의 핵심으로 기능한 것이다. 이런 인적 자원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는 임금 불평등의 모습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늘날 국내 개발자의 초봉이 1억원에 육박하고, 글로벌 게임회사의 개발자 연봉이 15억원을 넘었다는 소식은 우연이 아니다.
인적 투자의 사회적 승수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는 시대를 막론하고 수익성이 높다. 자켓 쿠리와 엔리코 모레티는 교육받은 여성이 결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발견했고, 랜스 로크너는 교육이 범죄 행위에 연루될 가능성을 낮춘다는 점을 밝혀냈다. 학사학위에 대한 투자 수익률이 연간 15%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교육은 다양한 측면에서 개인과 가정, 공동체 전체에 이득이 되는 최선의 투자 가운데 하나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교육 수준을 자랑한다. 그럼에도 디지털업계를 리드하는 핵심 분야에서 노동 공급의 부족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지식과 인적 자산이 경쟁우위 창출의 핵심 요인인 오늘날,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문제는 없는지 살펴볼 때다.
▶ 경제지 네이버 구독 첫 400만, 한국경제 받아보세요
▶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벤츠·빌딩 장사로 '매출 1.6조'…효성 오너家 '짭짤한 외도'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 2년 만에 상황 급반전…2억 '영끌' 직장인, 밤잠 설친다
- TSMC보다 한 발 빨랐다…삼성이 꺼낸 '비장의 무기'
- "좋은 시절 끝났다"…효성·코오롱 동병상련
- 아파트 주차장에 '개인 헬스장' 만든 입주민 알고보니…
- "인기 있을 때 할 말은 하겠다"…송가인 호소 통했다
- 이주연, 레깅스+민소매로 무결점 몸매…호화 호캉스 자랑 [TEN★]
- "하루 2만보 걸어도 안 빠졌는데…" 8주 만에 15kg 뺀 배우 [건강!톡]
- 곽진영 못 알아본 박정수…"이 얼굴이 아닌데…"
- 칸영화제 개막…韓 영화 '헤어질 결심·'브로커' 황금종려상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