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의원 3명 중 1명은 무투표 당선

입력 2022. 5. 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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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선거 판세를 좌우하는 서울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속출했다.

서울시의회 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나온 것은 8년 만이다.

154개 선거구에서 373명을 뽑는 서울 25개 자치구의회 선거에서는 무투표 당선자가 속출했다.

4년 전 서울시 7대 지방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자는 불과 8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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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후보 뽑은 중대선거구제 맹점
여야 일대일 구도 속 군소정당·무소속 출마 사실상 없어
한 출력 인쇄업체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를 인쇄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전국 선거 판세를 좌우하는 서울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속출했다. 사실상 여야 ‘일대일’ 구도로 선거가 진행되면서 군소정당들과 무소속 정치인들이 공천과 출마 자체를 포기했고, 거대 양당조차 취약 지역에 후보조차 내세우지 못하는 사태가 만든 결과다.

17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시의회 선거에서 김동욱 국민의힘 후보와 김길영 후보가 각각 강남구제5선거구와 강남구제6선거구 2곳에서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이 두 곳에 후보를 내지 못했고, 기타 군소정당과 무소속 출마자도 나오지 않은 것이다.

서울시의회 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나온 것은 8년 만이다. 4년 전 7회 선거에서는 단 한 명도 없었고, 6회 선거에서 2명이 나온 바 있다. 5회 선거 때도 1명, 1~4회 선거에서는 단 한 명의 무투표 당선자도 없었다.

154개 선거구에서 373명을 뽑는 서울 25개 자치구의회 선거에서는 무투표 당선자가 속출했다. 무려 107명이 후보등록만으로 당선을 확정했다. 유권자의 검증과 투표로 선출돼야 할 구의회 의원 3명 중 1명이 공천만으로 무혈입성한 것이다.

정당별로는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이 55명, 야당인 민주당 소속이 52명이다. 한 선거구에서 복수의 후보를 뽑는 구의회선거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소수 정당의 진입 가능성을 높혀 다양한 민의를 반영하겠다고 도입한 중·대선거구제가 오히려 거대 양당의 정치 독식에 판만 깔아준 셈이다.

구의회의 경우 경쟁률 자체도 매우 낮다. 373명의 구의회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등록한 후보자는 540명에 불과했다. 평균 경쟁률은 1.4대 1이다. 이 같은 경쟁률은 역대 지방선거 중에서도 손 꼽힐 정도로 낮은 수치다. 4년 전 7대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구의회선거에는 모두 716명이 출마했다.

무투표 당선자 숫자를 통해서도 이번 지방선거의 심각한 상황을 엿볼 수 있다. 4년 전 서울시 7대 지방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자는 불과 8명에 불과했다. 상대적으로 무투표 당선자가 많았던 6회 지방선거도 대상자는 22명이 전부였다. 심지어 5회 지방선거의 무투표 당선자는 단 2명, 4회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에서 단 한명의 무투표 당선자도 없었다.

이 같은 무투표 당선자의 속출 현상은 문제 후보를 거르지 못하는 사태로도 이어진다. 선관위에 등록된 서울지역 무투표 당선자 명단에 따르면 1건 이상의 전과가 기록된 사람이 24명에 달한다. 전체 무투표 당선자 107명 중 20%가 넘는 사람이 전과가 있는 것이다. 또 최근 5년간 10만원이 넘는 세금을 체납한 경우도 12명이나 있었다. 심지어 체납액이 1500만원을 넘는 무투표 당선자도 나왔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서울에서 많은 무투표 당선이 나온다는 것은 정치 참여의식이 결여됐다는 것을 뜻한다”며 “결국 대의 민주주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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