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리포트' 첫방] 육아 멘토서 전국민 멘토로..역시, 오은영

김소연 2022. 5. 1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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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가 '오은영'이라는 브랜드의 값어치를 톡톡히 보여줬다.

지난 16일 첫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2'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였지만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 부부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고민을 함께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0월 자녀의 성 문제에 대한 강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오은영 리포트'는 시즌2에서도 명쾌한 분석과 솔루션 제시로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았다.

이날 방송에는 배윤정 안무가와 전 축구 선수 서경환 부부가 출연했다. 배윤정은 '로또 부부'라고 소개하며 "로또가 참 안 맞지 않나. 우리도 너무 안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갈등을 하는 주된 원인은 가치관의 차이였다. 배윤정은 "부부 사이는 가까운 관계고 편해야 한다"고 말했고 서경환은 "부부 사이는 긴장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공개된 VCR에는 서경환의 행동에 서운해 하는 배윤정의 모습과 배윤정에게 이해를 강요하는 서경환의 모습이 담겼다. 배윤정은 식탁에 함께 앉아 식사를 하면서도 휴대전화를 놓지 못하는 남편에게 "답 늦게 한다고 큰 일 일어나냐"며 함께 식사를 하는 시간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고 서경환은 "밥 먹을 시간도 없다"며 거부했다.

그러면서 "오늘 열심히 하고 먼 훗날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라며 "젊을 때 일 많이 하고 돈 벌어야 노후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경환은 또 배윤정이 '내일이 중요하지 않고 오늘만 중요하다'고 했다는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배윤정은 "오늘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미래를 보며 오늘을 낭비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같이 살 날이 많지 않나. 나도 더 노력할 테니 (서경환도) 예민한 부분을 노력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평행선을 달리는 두 사람의 대화를 본 오은영은 "서경환이 한국말이 서툰 것 같다"고 말했다. 서경환은 중학교 시절 뉴질랜드로 유학가 미국, 동남아 등에서 살았다고. 오은영은 "일상생활 소통은 문제가 없는데 뉘앙스의 문제"라며 "(서경환에게) '긴장하자'는 말은 너무 무너지지 말자는 뜻이고 '적당히'라는 표현도 조금 편안하게 하면 된다는 것인데 최선을 다 하지 않는 것 처럼 받아들인다. 한국어도 네이티브가 아닌데 영어도 완전히 네이티브가 아닌 0개 국어"라고 말했다.

이날 서경환은 배윤정의 대화 요청에 "대화하면 우울해진다"고 말해 배윤정에게 충격을 준 상황이었다. 배윤정은 "외롭고 힘들 때 기대고 싶고 위로받고 싶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불편한 존재가 되어간다. 남편이 누구보다 제일 가까워야 하는데 일 때문에 힘들어하니 남편에게 하고픈 이야기를 동생이나 친구들에게 한다"고 토로했다.

또 배윤정은 "남편이 극단적인 표현을 한다"면서 "싸우거나 화가 나면 상처되고 비수를 꽂는 말을 한다. 나도 할 수 있다. 그런데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다고 생각해 참는다. 남편은 화가 나면 하고 싶은 말을 다 한다. 나는 상처 받는데 남편은 사과하면 끝"이라고 가슴 속에 담아뒀던 말을 꺼냈다. 오은영은 "상처를 주려는 게 아니라 그런 언어로 학습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의 말 뜻은 이렇다고 풀어서 말해야 한다"고 솔루션을 제시했다.

또 서경환이 가족과 식사 자리에서도 일을 하는 것을 지적하며 "집에 와서 가족과 일상을 보내야 한다. 일하는 방식 바꿔야 한다. 이렇게 하면 오래 못 버틴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와 룰이 있어야 적응하고 맞춘다. 업무용 전화 만들어서 근무시간에만 사용하고 사무실에 두고 와라"라고 조언을 건넸다.

오은영 박사는 또 산후 우울증을 겪는 배윤정에게 "언어로 표현하라"면서 "'우울해', '화났어' 등 본인이 한 말을 다시 들으면서 스스로 추스르는데 도움이 된다. 감정을 표현하라"고 솔루션을 줬다.

오은영 박사는 잘못된 것이 느껴지지만 어디가 잘못된 것인지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집어서 언급, 상대방이 힘들어하는 지점을 언어화해 보여줬다. 또 자칫 성격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을 '이런 부분에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며 객관적인 입장에서 솔루션을 제시해 출연 당사자 뿐 아니라 시청자들까지 끄덕이게 만들었다. 특히 한 쪽의 잘못을 꼬집고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양 쪽 모두에게 이야기를 듣고 적절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과하게 자극적이지 않아 공감을 자아냈다.

'오은영 리포트2'는 지난 16일 방송을 시작으로 10주간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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