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3년 만에 돌아왔다..韓 영화 두 편 황금종려상 도전

김지혜 2022. 5. 17.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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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세계 3대 국제영화제 중 하나인 칸국제영화제가 코로나19를 딛고 3년 만에 정상 개최한다.

17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릴 레드카펫 행사에 이어 개막작 'Coupez!'(Cut!)의 상영으로 12일간의 여정을 시작한다.

올해 영화제가 의미 있는 것은 코로나19의 긴 암흑기를 딛고 3년 만에 정상 개최를 하기 때문이다. 칸영화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심화됐던 2020년에는 상영작만 발표하고 오프라인 영화제를 열지 않았다. 2021년에는 정상 개최를 준비했지만 프랑스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정을 연기하고 규모를 축소해 7월에 열었다.

약 3년 만에 열린 오프라인 행사, 다시 5월로 돌아온 칸국제영화제를 향한 전 세계 영화계의 관심도 뜨겁다. 그도 그럴 것이 칸영화제는 해마다 세계 최고 거장들의 신작을 초청해 가장 먼저 선을 보이고, 영화제 기간 중 세계 최대 규모의 필름 마켓도 연다.

올해 칸영화제에 더 큰 관심이 가는 것은 한국 영화들이 대거 초청됐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경쟁 부문에 두 편이 올라 그랑프리인 황금종려상에 도전한다. 경쟁 부문뿐만 아니라 미드나잇 스크리닝, 비평가 주간, 단편 경쟁 부문에도 초청돼 한국 영화가 연일 칸의 낮과 밤을 수놓을 예정이다.

◆ 칸에서 시작된 '기생충' 신화 생생…3년 만에 또 낭보 전할까

2019년 칸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그랑프리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계에 놀라운 선물을 선사했다. 과거 박찬욱, 이창동, 홍상수, 故 김기덕 감독 등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들이 경쟁 부문에 올라 수상한 전례가 있지만 최고상을 받은 건 처음이었다. 칸에서의 낭보는 '기생충' 수상 레이스의 서막이었다. 칸에서의 수상을 시작으로 전 세계 시상식에서 수상 릴레이를 펼쳤고 오스카 레이스로 이어져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쾌거를 거뒀다.

그로부터 3년,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에서 또 한 번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칸영화제에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가 경쟁 부문의 초청을 받았다. 한국 영화 두 편이 칸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은 '옥자'(봉준호)와 '그 후'(홍상수)가 동시에 초청된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박찬욱 감독은 애칭이 '깐느박'일 정도로 칸영화제와 인연이 깊다.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을,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바 있다. 가장 최근 경쟁 부문 초청은 지난 2016년 발표한 '아가씨'다. 앞선 칸영화제에서 2등상과 3등상에 해당하는 상을 받은 바 있는 박찬욱 감독이 이번에는 황금종려상에 도전한다.

신작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난 뒤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해일과 탕웨이, 박용우 등이 주연을 맡았다. 수사물과 로맨스를 결합한 혼합 장르로 박찬욱 감독 특유의 매혹적인 연출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한국 영화인들이 의기투합한 '브로커'도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고레에다 감독은 2018년 영화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4년 만에 재초청된 일본의 거장은 한국 제작사, 한국 투자배급사, 한국 배우, 한국 제작진과 손을 잡고 신작을 완성했다.

'가족'이라는 화두로 일본 사회의 명과 암을 조명해온 거장의 연출력이 한국이라는 공간 아래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관심을 모은다.

두 거장의 신작과 경쟁할 19편의 면면도 훌륭하다. 특히 올해 영화제는 '거장의 각축장'이라 불릴 정도로 쟁쟁한 감독들의 신작이 올라와있다.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감독만 네 명이다. 그러나 박찬욱 감독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도 명성면에서는 밀리지 않는다.

◆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도 초미의 관심사

배우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 '헌트'도 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상업적이고 완성도 높은 장르 영화를 자정(0시)에 상영하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첫 선을 보인다.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와 김정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 실화를 기반으로 한 첩보 액션 영화로 이정재는 연출과 주연을 동시에 맡았다.

지난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오징어 게임'으로 인해 이정재의 국제적 위상은 달라졌다. 올 초 열린 미국의 대중문화 시상식에서 잇따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인기뿐만 아니라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그의 연출 데뷔작에 쏠리는 전 세계 영화계의 관심은 당연해 보인다.

국내에서는 이정재와 정우성의 20년 만의 연기 호흡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1999년 '태양은 없다'로 인연을 맺은 두 배우는 23년째 우정을 이어오며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았다. 칸영화제에서 공개될 두 배우의 협연은 물론이고, 레드카펫에서 보여줄 멋진 모습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정주리 감독이 연출하고 배두나가 주연한 '다음 소희'는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두 사람은 2014년 영화 '도희야'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바 있다.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의 초청작인 프랑스 영화인 '리턴 투 서울'도 눈길을 끈다. 한국계 입양아 소재를 다룬 영화로 한국 배우 오광록과 김선영이 주연을 맡았다. 또한 문수진 감독의 애니메이션 '각질'은 단편경쟁 부문에 진출해 수상에 도전한다.

올해 영화제는 오는 28일까지 프랑스 휴양도시 칸에서 열린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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