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컷] "한정판은 못 기다려"
“한정판은 못 참지!”
MZ세대의 소비 성향을 일컫는 이야기다. 이들은 돈이 있어도 쉽게 살 수 없는 것들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며, 원하는 상품을 가질 수 있다면 기꺼이 큰 비용과 노고를 지불하고 있다.
지난 달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는 카트를 끈 손님들의 줄이 개장 전부터 길게 늘어서 있었다. 마트 오픈과 함께 손님들은 주류코너로 일제히 뛰어갔다. 이 날은 이곳에 싱글몰트 위스키 ‘맥캘란 12년 쉐리캐스크’가 입고된 날이었다.
코로나 펜데믹이 길어지면서 가져온 세계 물류의 대란은 국내에서도 위스키 공급 부족을 가져왔고 위스키 오픈런까지 이어졌다. 이젠 대형마트가 아니라 소매형 주류전문점도 인기품목이면 손님들이 선착순으로 번호표를 받고 입장한다. 맛집에 늘어선 손님들처럼.
개성있는 한정판 상품에 대한 관심과 품목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상품의 수량을 정해놓고 파는 한정판 상품들은 구입한 사람들의 심리적 만족감도 있지만 시간이 흘러 상품의 희소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구입한 상품을 되파는 ‘리셀(resell)’을 통해 시세차익으로 돈까지 벌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상품의 수요는 많고 공급이 적은 한정판 상품을 사기 위해서, 판매 매장의 문이 열기를 기다리며 ‘오픈런’을 하거나 전날 매장 영업이 끝날 때부터 밤새워 기다리며 캠핑을 하는 ‘폐점런’까지 생겼다.
‘리셀테크’라는 말이 생겨났는데, 리셀(resell)과 재테크(tech)의 합성어로 리셀이 일종의 재테크 역할까지 하는 셈이다. 이는 패션, 명품, 시계, 게임기, 주류 등의 유통업계까지 확장되고 있다.
인기 좋은 한정판 운동화의 경우 발매 사흘 전부터 매장 앞에서 텐트를 치고 노숙도 한다. 전문 ‘리셀러’들이 조직적으로 줄서기 아르바이트를 고용해서 해당 제품들을 ‘싹쓸이’하는 광경도 있다.
지난해 나이키는 힙합 아티스트 트래비스 스캇과 프라그먼트 콜라보 운동화를 출시 했는데, 발매 가격은 18만원대였으나 리셀 플랫폼에서 200만원이 넘는 가격까지 거래되었다. 구매에 성공한 사람은 1000%에 달하는 수익률을 거둔 셈이니 하루 이틀 밤샘 기다림은 이유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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