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용 뒤 따르나..'없는게 오히려 도움' 타일러 오닐의 추락[슬로우볼]

안형준 2022. 5. 17.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안형준 기자]

지난해 활약은 요행이었을까. 오닐이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메이저리그 전통의 명문 구단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2022시즌에도 순항하고 있다. 알버트 푸홀스, 야디어 몰리나, 애덤 웨인라이트가 재결합해 현역 마지막 시즌을 치르고 있는 세인트루이스는 당초 '노장 예우'와 성적을 맞바꾸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시즌 초반 무난하게 성적을 쌓고 있다.

5월 16일(한국시간)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경기에서는 샌프란시스코 좌완 에이스 카를로스 로돈을 무너뜨리며 15-6 대승을 거뒀다. 타선이 무려 17안타를 몰아치며 타격 축제를 벌였다.

하지만 타선 축제 속에서도 웃지 못한 선수가 있다. 바로 5년차 외야수 타일러 오닐이다. 오닐은 16일 경기에 결장해 동료들이 앞다퉈 시즌 타격 성적을 끌어올리는 것을 벤치에서 구경만 해야했다. 오닐은 15일 경기에 대수비로만 뛰었고 이날은 경기 내내 벤치를 지켜 사실상 이틀 연속 결장했다.

연이틀 결장한 것은 몸 상태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심각한 부진 때문이다. 오닐은 올시즌 30경기에 출전해 .193/.258/.303 2홈런 19타점 3도루를 기록했다. 팀 주전 야수 중 최하위 타격 성적을 기록 중이다.

오닐은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의 주포로 활약했다. 138경기에 출전해 .286/.352/.560 34홈런 80타점 15도루를 기록했다. MVP 투표에서 8위에 올랐고 골드글러브까지 수상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리고 올시즌에도 주전 좌익수로 시즌 개막을 맞이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의 믿음을 완벽하게 저버리고 있다.

1995년생 오닐은 2013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시애틀 매리너스에 지명됐고 2017년 여름 마르코 곤잘레스와 트레이드로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했다. 그리고 2018년 데뷔해 빅리그 5년차를 맞이했다. 드래프트 상위 라운더인 오닐은 데뷔를 앞두고 TOP 100 유망주에 이름을 올리며 기대를 받았다. 마이너리그에서도 7시즌 동안 566경기에 나서 .271/.343/.529 140홈런 430타점 55도루를 기록해 장타력을 과시했다.

선수층이 탄탄한 세인트루이스에서 오닐은 데뷔 초 마이너리그를 오가며 뛰었고 첫 2시즌 121경기에 출전해 .258/.307/.454 14홈런 39타점을 기록했다. 2020시즌 주전으로 도약한 오닐은 단축시즌 50경기에 출전해 .173/.261/.360 7홈런 19타점으로 부진했다. 세인트루이스는 2020년 크게 부진한 오닐에게 2021시즌 다시 기회를 부여했고 오닐은 완벽하게 반등하며 커리어하이 성적을 썼다.

하지만 1년만에 다시 극과 극으로 추락했다. 사실상 타격의 모든 부문에서 지난해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형편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보이는 성적만 부진한 것이 아니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오닐은 타구 질과 기대지표마저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시속 93마일이었던 평균 타구속도는 올해 시속 85.6마일로 뚝 떨어졌고 강타비율은 지난해 52.2%에서 절반도 채 되지 않는 24.3%로 수직 하락했다. 지난해에도 높았던 삼진율(31.3%)은 올해 35.9%로 더 올랐고 볼넷율은 지난해 7.1%에서 올해 6.0%로 낮아졌다. 올시즌 기대타율은 0.190으로 2020년(0.195)보다도 낮다.

패스트볼 대처 능력이 지난해보다 다소 떨어진 가운데 변화구 대응 능력은 더 부족해졌다. 브레이킹볼 상대 타율이 0.116(2021시즌 0.238), 오프스피드 피치 상대 타율이 0.143(2021시즌 0.304)에 그치고 있다. 사실상 변화구만 던지면 아웃시킬 수 있는 타자가 됐다고 봐도 그리 틀린 말이 아니다.

그나마 빠른 발과 두 번이나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수비력은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위안거리. 하지만 오닐의 포지션은 외야수, 그 중에서도 좌익수다. 타격이 리그 평균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좌익수를 수비력만 보고 믿고 기용하기는 어렵다. 결국 타석에서 최악의 결과를 거듭해서 낸 오닐은 라인업에서 빠지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

비록 오닐이 아직 26세로 젊지만 세인트루이스는 재능있는 유망주들을 보유하고 있다. 올시즌 데뷔해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1998년생 우타자 후안 예페즈는 코너 외야수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고 트리플A에서는 또 다른 내야 특급 유망주 놀란 고먼이 빅리그의 부름을 받을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토미 에드먼 등도 보유하고 있는 세인트루이스는 얼마든지 오닐을 뺀 주전 라인업을 만들어낼 수 있는 팀이다.

물론 아직 시즌은 초반이고 오닐이 노쇠화한 것은 아닌 만큼 얼마든지 반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매년 높은 곳을 노리는 세인트루이스 입장에서 팀에 마이너스가 되는 선수를 계속 출전시킬 여유는 없다. 실제로 오닐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마이너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해까지 주전 유격수였던 폴 데용을 최근 성적 부진을 이유로 마이너리그로 강등시키기도 했다.

지난해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올해 최악의 모습으로 추락한 오닐이 과연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타일러 오닐)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