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책금융 상품에 은행권 '속앓이'

노희준 2022. 5. 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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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정책금융 상품 출시를 앞두고 은행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 정책금융 상품은 은행권과 모두 협업을 통해 시장에 공급한다.

은행권은 부실위험을 낮추기 위해 신용보증기금의 전액 보증을 요구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부분 보증을 선호한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통상 정부 보증은 예외적으로 하는 것이고 은행도 같이 심사하려면 부분 보증하는 방식도 있다"며 "보증비율은 예산, 이자율과 맞물려 있어 금융권과 같이 협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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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전환대출, 고금리 채권 주고 저리 MBS 떠안는 격
저금리대환대출, 신용위험 높은 2금융권 차주 떠앉아
청년도약계좌, 10년 장기 연 3.5% 적금 금리 부담해야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윤석열 정부의 정책금융 상품 출시를 앞두고 은행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들에게 혜택이 클수록 은행의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후 차량에 올라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가 내놓을 예정인 대표적인 정책금융상품은 실수요자 대상의 안심전환대출과 소상공인 대상의 저금리대환대출 프로그램, 청년 대상의 ‘1억원 통장 만들기’인 청년도약계좌 등이다. 이들 정책금융 상품은 은행권과 모두 협업을 통해 시장에 공급한다.

문제는 은행이 이 과정에서 적지 않는 부담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안심전환대출의 경우 은행 입장에서 기존의 고금리 대출을 주택금융공사에 빼앗기는 셈이다. 대환 과정에서 기존 고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채권을 내주고 상대적으로 저리의 주택저당증권(MBS)를 받아오는 격이기 때문이다. 안심전환대출은 1·2금융권의 고금리 변동금리대출을 주금공의 MBS 유동화를 통해 저리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하는 상품이다.

지난 13일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는 연 3.420~5.092%다. 반면 주금공의 MBS 금리는 유동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발행되는 5년물 기준으로 연 3.405%다. MBS금리가 은행 변동금리 하단보다 0.03%포인트 낮다. 물론 안심전환대출은 하반기에 출시된다. 또한 주금공은 안심전환대출 출시 이후 3~4개월 후 MBS를 발행하기 때문에 당시 시장금리 상황에 따라 금리차는 달라질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금리 주담대 채권과 저리 MBS) 그 차이가 신용위험의 감소분”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이 금리 인상기의 위험요인이 큰 변동금리 차주의 부실 위험을 주금공에 넘겨 회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은행은 또 주금공 대신 안심전환대출을 취급하면서 일정 수수료 수입을 얻는다.

하지만 신용위험과 관련해 소상공인 대상 ‘저금리대환 프로그램’에서는 은행권이 반대로 부담을 안게 된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의 2금융권 고금리(15%) 대출을 7% 수준의 은행권 대출로 갈아타게 하는 과정에서 은행이 부도위험이 높은 차주에 대출해야 해서다.

은행권은 부실위험을 낮추기 위해 신용보증기금의 전액 보증을 요구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부분 보증을 선호한다. 보증비율이 높아질수록 은행 위험은 줄어든다. 예컨대 3000만원 신용대출에 정부 보증비율이 80%이라면 2400만원에 대해서는 은행이 부실 책임을 지지 않는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통상 정부 보증은 예외적으로 하는 것이고 은행도 같이 심사하려면 부분 보증하는 방식도 있다”며 “보증비율은 예산, 이자율과 맞물려 있어 금융권과 같이 협의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청년층 대상의 ‘1억원 통장 만들기’인 청년도약계좌 역시 은행권으로서는 부담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2일 ‘내년 중에 출시하겠다는 계획만 밝히고 자세한 상품 구조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윤 대통령이 후보시절 발표한 공약에 따르면 매월 70만원 한도 안에서 소득에 따라 일정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최대 월 40만원 장려금을 지원해 10년 만기 때 1억원을 마련하는 상품이다.

문제는 청년도약계좌가 10년 동안 복리로 연 3.5% 금리를 보장한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금리는 1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연 1.69% 수준이다. 2월과 3월에는 각각 3.81%, 2.62%로 크게 뛰었지만, 2월부터 3월4일까지 청년희망적금 가입이 대규모로 이뤄져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일단 1월 정기적금 수준으로 따진다면 은행이 청년도약계좌를 취급하면 일반 적금금리보다 1.81%포인트 금리를 더 주기 때문에 그만큼 손실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지금은 금리 상승기이지만 향후 10년간 금리변화 상황은 누구도 알 수 없다”며 “제로금리 시대에 연 3.5%를 줘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희준 (gurazi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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