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高금리 쇼크, 정부는 빚 경감 나서고 은행도 고통 분담을

조선일보 2022. 5. 17.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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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위기, 카드 대란 당시 개인 파산이 속출하자 정부가 한마음금융 같은 배드뱅크를 만들어 원리금을 깎아주고 신용 회복을 도왔다. 사진은 2009년 4월 신용회복위원회 명동사무소에서 어린아이를 등에 업은 주부가 채무 재조정을 신청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장면. /조선일보 DB

이창용 한은 총재가 당초 입장을 바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이상 올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미 간 금리 격차가 1%포인트로 좁혀진 데다 원화 환율이 급등하고 물가가 치솟는 등 곳곳에 비상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물가·환율 관리와 외국인 자금 이탈을 막으려면 큰 폭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 문제는 1900조원에 달하는 가계 부채다. 빚을 끌어 집 사고 주식 투자한 2030 청년 세대가 특히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자영업자들이 코로나 사태로 대출금 상환 연기를 받은 133조원의 만기도 9월에 돌아온다.

정부는 2금융권 고금리 대출을 은행권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게 하고, 자산관리공사로 하여금 3년간 부실 채권 30조원어치를 매입하는 방안을 2차 추경에 반영했지만 이 정도로 가계 부채 시한폭탄을 잠재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과거 외환 위기와 카드 대란 때와 같은 대규모 가계 부채 대책이 필요할 수도 있다. 윤석열 정부도 보다 적극적인 채무 재조정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부터 들이닥칠 금리 인상 파고는 정부 노력만으로 넘기 힘들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도 가계 부채 연착륙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중도 상환 수수료 폐지, 취약 계층 연체이자 감면 등 고통 분담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해 4대 금융 그룹의 이자 수익이 34조원에 달했다. 이 돈을 수억 원대 명예 퇴직금, 수백%의 보너스로 나눠 가질 생각만 하지는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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