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 85% 폭락 실화냐, 눈물나는 美증시 데뷔주들

홍준기 기자 2022. 5. 17.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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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상장.. 쿠팡 74%, 로블록스 76% 떨어져
최근 미국 내 물가 상승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미국 증시에서 주요 종목들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와중에 지난해 상장한 '새내기 주'들의 하락률은 지난해 상장 후 고점 대비 70~8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해외 주식 투자를 시작한 최모(38)씨가 투자한 종목 중 수익률이 가장 낮은 종목은 전기차 업체인 리비안이다. 지난해 한 주에 156.22달러에 매수했는데 현재 주가는 26.7달러 수준이다. 80% 이상 손실이 난 것이다. 최씨는 “테슬라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믿고 투자를 했는데 투자를 한 이후 주가가 계속 떨어졌던 것 같다”며 “단기 차익을 노리고 이름 모를 기업에 투자한 것도 아닌데 생각보다 큰 손실을 봐서 솔직히 억울한 마음도 든다”고 했다.

지난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새내기 주식들의 주가가 올 들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이후 최고점 대비 70~80% 하락한 종목도 많다. 폭락한 새내기주 목록에는 리비안이나 로블록스처럼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들이 많이 투자한 종목들도 상당수 포함됐다.

◇금리 상승에 흔들린 새내기주

지난해 11월 상장한 리비안은 상장 초기부터 국내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인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 기업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 아마존·포드 등이 투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모가는 78달러였는데, 상장 당일인 작년 11월 10일에 100.73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달 16일에는 주가가 172.01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리비안 주가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03.69달러로 100달러를 넘었지만 올 들어 찾아온 ‘금리 한파’를 이겨내지는 못했다. 금리가 오르면서 현재 실적보다는 기업의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성장주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금리가 오르면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기업의 미래 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재 리비안 주가는 26.7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74.3% 하락한 수준이고, 상장 후 기록한 최고가 대비 84.5% 하락한 상태다. 최근 포드 등 주요 주주들이 리비안 지분을 연이어 매도하면서 주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해 11월 상장한 리비안 주식을 지난해 말 2억1600만달러어치 보유하고 있었다.

◇주식·가상 화폐 거래 기업도 급락

리비안만 수직 낙하한 것은 아니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 역시 주가가 13.34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54.6% 하락한 수준이다. 상장 후 최고가(50.45달러)와 비교하면 73.6% 떨어졌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 등이 완화되면서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매출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을지 의심받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게임 기업인 로블록스도 지난해 말 대비 주가가 68% 하락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최고점(134.72달러)에 비해서는 75.5% 떨어졌다. 메타버스 산업 역시 아직은 구체적인 수익 모델을 갖추지 못했고, ‘메타버스는 잠깐 유행하는 투자 트렌드’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상 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주식 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이 기업들 주가는 지난해 기록한 최고점 대비 80% 이상 하락한 상태다. 두 기업 모두 개인 투자자들의 꾸준한 투자가 이어져야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최근 들어 금리 상승 등으로 가상 화폐와 주식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상장한 미국 증시 ‘새내기주’들의 급락은 인터넷에서 유행하며 주가가 올랐던 ‘밈 주식’과 비슷한 양상이다. 최근 국채 금리 인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 유동성이 축소되는 국면에서 밈 주식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공매도’를 통해 수익을 내는 기관 투자자들에 대한 반감으로 온라인상에서 결집한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를 끌어올렸던 게임스톱도 지난해 최고점 대비 71.7% 하락했고, 또 다른 밈 주식인 극장 체인 AMC엔터테인먼트는 81.1% 하락했다. 미국 증시에 신규 상장한 종목들이 금리 인상기에 단순히 투자자들의 관심과 ‘유동성의 힘’으로 주가가 올랐던 밈 주식처럼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밈(meme) 주식

온라인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주가가 많이 올랐던 주식. 기관 투자자의 공매도(주식을 빌려서 판 다음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사서 갚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매매 기법)에 대항해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 매입해 주가가 올랐던 게임스톱이 대표적인 밈 주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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