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소련제 무기 건네주고… 동유럽국, 미·영국제로 갈아탄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동유럽 각국에 서방 무기를 도입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구(舊)소련 무기에 익숙한 우크라이나에 자신들이 갖고 있던 무기를 지원해주고, 미국 등 서방의 무기로 대체하는 것이다.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도 돕고, 자신들은 첨단 무기를 갖추는 일석이조(一石二鳥) 전략이다.
1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에스토니아는 러시아 침공 이후 소련제 곡사포 등 총 2억3000만유로(약 3073억7000만원) 상당의 군사장비를 지원했다. 에스토니아 군 간부는 이 신문에 “더 이상 기부할 수 있는 소련제 무기는 남아있지 않다”며 “우린 이제 서방의 무기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다연장로켓포(MLRS), 기뢰 등을 미국·서유럽 국가에서 조달해 군사 장비를 대폭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폴란드도 마찬가지다. 폴란드는 소련제 T-72 전차 200대 이상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영국의 챌린저2를 수입하기로 했다. 또 미국에서 M1A2 에이브럼스 전차 250대를 약 47억5000만달러(약 6조1000억원)에 구입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폴란드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인 국방비 규모를 내년엔 3%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슬로바키아는 우크라이나에 소련제 지대공 미사일 S300을 제공했고, 대신 미국에서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을 공급받기로 했다.
동유럽 국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우크라이나가 이미 사용법을 숙지하고 있는 소련제 무기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것에 따른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미국·영국 무기를 준다 해도 사용법 등을 몰라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러시아의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다른 나라에서 첨단 무기를 도입해야 하는 현실도 작용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러시아군은 이달 초 발트해 연안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에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 발사 모의 훈련을 실시했다”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러시아 위협이 (동유럽) 국가에도 다가오는 중”이라고 했다.
서방 국가의 군수 업체들은 중장기적으로 증가할 무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다. 우크라이나전에서 큰 전과를 올리고 있는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의 생산업체 록히드 마틴은 현재 2100기 수준인 연간 생산량을 약 두 배 수준인 4000기로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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